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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팍팍해진 살림살이…저소득층 "식비부터 줄인다"

<앵커>

계속 오르는 물가에 저소득층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갈수록 쓸 수 있는 돈이 줄면서 식구들 밥상부터 달라졌습니다.

먼저 제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녀 넷을 홀로 키우는 A 씨는 일주일에 두 번꼴로 편의점을 찾습니다.

막내딸 앞으로 지급되는 아동 급식카드로 식료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인데, 지난해보다 10% 이상 가격이 올라 가장 싼 도시락이 4천 원부터 삼각김밥도 1천 원이 넘습니다.

덤을 끼워주는 것 위주로 골라도 금세 지원 한도가 꽉 찹니다.

[A 씨/기초생활수급자 : 양을 따져야 하니까 제일 싼 거 (위주로.) 아이들이 오늘 두 개 먹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두 개 먹지 마, 내일 하나 먹게 오늘 하나만 먹어' 이렇게.]

다섯 식구 앞으로 나오는 기초 생활 수급비는 200만 원 남짓, 몇 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월세 100만 원 내면 한 달 살림 꾸리기가 빠듯해, 자연스럽게 가장 지출 비중이 큰 식비부터 줄이고 있습니다.

[A 씨/기초생활수급자 : 재작년에는 고등어도 (식탁에) 올라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걸 할 수 없는 거예요. 김치에 물 말아서 먹고 김치볶음같이 김치 하나 가지고 한 달을 버텨야 하는 거예요.]

소득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 소득의 40% 이상을 식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황혜나/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 수급비의 거의 80% 정도를 식비로 사용하세요. 가장 오래 먹을 수 있는 장아찌라든지 김치 위주로 (후원 요청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먹거리 물가가 고공 행진하다 보니, 코로나 기간 소득 상위 20%의 식비 지출액은 1.7% 늘어난 반면, 하위 20% 가구는 무려 20%나 증가했습니다.

[A 씨/기초생활수급자 : (예전에는) 꿈을 꿀 수 있었잖아요. 이젠 꿈이라도 다 포기하는 거예요. '그냥 하루만 버티자. 하루 버티면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 버티면 한 달이 되고 한 달을 버티면 일 년이 된다….']

전기, 가스, 수도 요금, 교통비 등 필수 생활비 부담은 갈수록 커져, 식비를 줄여서라도 고물가를 버텨내야 하는 저소득층 생계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신세은, CG : 손승필·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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