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원룸 줄게" 노숙자 꾀어 대포통장 장사…'검은 돈' 12조

<앵커>

노숙자들의 명의를 빌려 만든 대포통장을 1천 개 넘게 만들어서 범죄 조직에 대여해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이 대포통장으로 12조 원 넘게 불법 자금이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원룸에서 잠옷 차림으로 경찰에 체포되는 한 남성.

노숙 생활을 하던 이 남성은 원룸을 제공받는 대가로 이른바 대포통장 유통 조직에게 명의를 빌려줬습니다.

[경찰 : 법인 설립할 때 데리고 다녔던 XXX 총책, 다 검거됐어요.]

경찰이 다섯 달의 추적 끝에 대포통장 유통 조직원 38명을 적발해 조직폭력배 출신 총책 A 씨 등 6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대구에서 대포통장 유통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을 구성한 뒤 3년간 1천48개의 유령 법인 명의 대포통장을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장 개설을 위해 528개의 실체 없는 이른바 유령 법인 사업자를 등록했는데, 노숙인들에게 원룸을 제공하거나 월 2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준다고 꾀어 명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태완/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 피의자들은 주거가 일정치 않고 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숙자를 법인의 대표자로 등재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과 인터넷 도박 등 국내외 범죄 조직의 불법 자금 유통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입금액 기준으로 확인된 유통 자금 규모만 12조 8천억 원에 이릅니다.

A 씨 일당은 이런 범죄에 통장을 제공한 뒤 매월 대여료를 받는 방식으로 200억 원이 넘는 불법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계좌에 대해 지급 정지를 요청하는 한편 수익금에는 몰수보전 조치를 내렸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VJ : 노재민, 화면 제공 : 서울경찰청)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