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1,048개 유통'…200억 수익 낸 일당 검거

대포통장 1천여 개를 만들어 국내·외 범죄 조직에 유통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대포통장 유통조직 총책 등 피의자 3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쯤 대구에서 조직을 구성한 뒤, 지난해 7월까지 3년여간 등록한 528개의 유령법인 사업자 명의로 1천48개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월 단위 대여료를 받으며 보이스피싱과 인터넷 도박 등 국내·외 범죄 조직에 유통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들 일당은 노숙인들에게 원룸을 제공하거나 월 2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준다고 꾀어, 유령 법인 대표자로 올린 뒤 유령 법인 계좌를 개설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명의를 빌린 노숙인들을 이들이 원룸에서 직접 관리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이들 일당은 '총책', '총괄지휘책', '계좌관리책', '법인설립책', '통장개설책' 등 역할을 나눠 활동했는데, 단체 대화방에서 실시간으로 활동 내역을 보고·지시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단체 대화방 안에서 가명을 사용하고, 경찰 수사에 대비해 행동 수칙을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212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벌어들인 걸로 보고 있는데, 대포통장을 통해 거래된 불법 자금의 규모는 입금액 기준 12조 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566개의 대포통장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계좌 잔액 46억 원과 압수한 현금 1억 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