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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잔금 안 준다고 현관문까지 떼어가" 인테리어 사기 피하는 법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에서 사기 업체 거르려면

집닥, 오늘의집, 숨고 (리포트 화면 캡처)

인테리어 피해로 마음고생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취재 전까지는 까맣게 몰랐습니다. <오늘의집>, <집닥>, <숨고> 같은 플랫폼에 올라온 화려한 시공 사진을 믿었다가 뒤통수 맞았다는 사람들의 제보가 메일로 쏟아졌습니다. 인테리어 특성상 평생 처음 맞닥뜨리는 생소한 분야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정보가 불투명해 고객이 절대 '을'의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둔 지금, 인테리어 사기를 피하는 법을 정리해봤습니다.
 

첫째. 사기 업체 거르려면? '별점'과 '후기'만 믿으면 안 돼

공사 업체 연결 플랫폼

'오늘의집'같은 중개 플랫폼에서 인테리어 피해를 입는 고객들은 하나같이 '후기'가 좋았다고 말합니다. 바꿔 말하면 플랫폼에 있는 '후기'와 '별점'은 그대로 신뢰할 정보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플랫폼마다 다르지만 '우선 노출'해주는 대가로 광고비를 따로 내는 업체가 많고, 후기도 플랫폼이 관리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가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게 인테리어 업계 얘깁니다. 특히 요즘처럼 인건비와 자재비가 많이 오른 상황에선 더욱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으시죠. 우선 해당 시공업체에 직전 시공 고객들과 통화해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마 자신 있는 업체라면 크게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요즘 유행하는 동네정보 앱에 해당 시공업체에 대한 후기를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둘째. 계약서는 최대한 상세하게, 잔금은 시공이 끝난 다음에

인테리어 피해 관련 리포트 화면 캡처

그런데 이마저도 마음먹고 사기 치려는 업자를 거르는 방법은 못 됩니다. 대부분 인테리어 분쟁은 애초에 공사가 시작조차 하지 않아 벌어지는 게 아니라, 각종 비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사를 늦추거나 멈추면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나중에 소송까지 가도 '사기'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서 결국 마음고생은 고객 몫입니다. 일단 계약서를 쓰지 않으려는 업체는 무조건 걸러야 하고, 계약 내용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공사 기한과 방법, 공사 내용과 지체상금과 보증보험 방식, 하자에 대한 보수 방식까지도 명확히 기재해두는 게 좋습니다. 또 견적서에도 시 완공 기준을 서로 상의해서 최대한 상세히 받아두는 게 유리합니다. '무엇이 하자인지'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대한 완공의 기준을 명확히 해 두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잔금'입니다. 인테리어는 돈이 오가는 공정이라는 걸 인지하고, 어떤 공정이 마무리되어야만 잔금을 주겠다는 걸 명확하게 계약서에 적어둬야 합니다. 소규모 업체일수록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서 자재를 구입하려고 선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인테리어 역시 '도급 계약'인 만큼 '선시공-후잔금' 원칙을 못 받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면허 여부도 중요…보다 세분화 된 등급 기준 마련도 필요

인테리어 시공 (리포트 화면 캡처)

가장 좋은 건 실내 인테리어 면허가 있는 업체한테 공사를 의뢰하는 겁니다. 인테리어 공사의 경우 1,500만 원이 넘어가면 반드시 면허가 있는 사람만 시공하는 게 원칙인데 대부분 지켜지지 않습니다. 우선 이 면허 따는데 자본금이 2억 이상 들어서 장벽이 꽤 높은 편이고요, 그만큼 시공 비용도 타 무면허 업체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현재 인테리어 공사 업체 10곳 중 7~8곳은 무면허 업체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면허 업체는 일정 규모 이상의 관급 공사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런 업체와 만나기조차 쉽지 않죠. 인테리어 분쟁 사건을 주로 담당해 온 조국환 변호사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진 만큼, 단순 면허/비면허 여부로 구분 짓는 것을 넘어, 인테리어 시공 능력을 좀 더 세분화해서 고객들이 한눈에 볼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긍정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플랫폼 오늘의집이 올해 상반기 중 이행보증보험에 시공업체 대신 가입해 혹시 모를 피해자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물론 보험의 보상 범위나 요건 등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아름다운 집'을 위한 모두의 선의가 그대로 꽃 피우는 봄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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