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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사망자 4만 명 육박…튀르키예 역사상 최악 인명 피해

지진 사망자 4만 명 육박…튀르키예 역사상 최악 인명 피해
▲ 지진 생존자를 구조하는 모습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이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지진 사망자가 3만 5천 418명, 부상자가 10만 5천 5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에 있는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본부에서 5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이번 지진의 사망·부상자 수치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 지진 피해(3만2천968명 사망)를 뛰어넘어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가 됐습니다.

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은 규모 7.8로 에르진잔 지진과 위력은 동일했습니다.

하지만, 첫 지진 발생 뒤 9시간 만에 규모 7.5의 강진이 뒤따랐고,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며 피해를 키웠습니다.

여기에 튀르키예에서는 신축 건물까지 맥없이 무너져내리며 부실 공사 책임이 있는 건축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실·늑장 대응이 속속 드러나면서 5월 21일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주민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지진이 원자폭탄 수백 개의 위력과 맞먹었다"며 "이런 재난 앞에서는 어떤 국가도 우리가 겪었던 것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정부의 대응을 옹호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지막 한 명이 구조될 때까지 수색·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FP 통신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3만 9천 106명으로 4만 명에 근접했다고 전했습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가 3천688명입니다.

하지만,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진 발생 9일째에도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65세 시리아 남성과 어린 소녀가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208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구조된 생존자가 9명으로 늘었다며 구조대원들이 이곳에서 추가 생존자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극적인 생환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의 생존 가능성은 5일이 지나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이후엔 0%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임시 대피소에서 지내는 사람은 튀르키예에서만 100만 명이 넘습니다.

열악한 대피 시설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고, 물, 식량, 의약품마저 부족해 '2차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엔은 "지금은 매몰자 구조보다 생존자 구호의 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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