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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년 전 지명수배된 사기꾼, 이번 타깃은 '맘카페' (풀영상)

<앵커>

10년 전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사기를 친 혐의로 전국에 지명수배됐던 사람이 다시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해서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10만 원을 내면 상품권을 13만 원어치 주겠다면서 돈을 끌어모았는데, 피해자 가운데엔 2억 원 넘게 입금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원 1만 5천 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입니다.

2018년부터 유아용품과 가전제품을 싸게 팔면서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을 탔습니다.

규모가 커지자 운영자 박 모 씨는 2019년부터 백화점과 문화, 주유 상품권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회원들의 등급을 나눈 뒤 이른바 '상품권 재테크'를 제안했는데, 일정 금액의 상품권을 사면 덤으로 상품권을 더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등급별로 원금의 15~35퍼센트까지 추가 상품권이 지급됐습니다.

[A 씨/맘카페 피해 회원 : (100만 원 넣으면 얼마 정도 돌아오나요?) 130만 원. 처음에 다섯 번 정도는 다 받았던 거 같아요. ]

박 씨는 액수별로 명품 스카프와 카드지갑, 골드바까지 내걸고 더 큰 구매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적은 돈으로 수익을 봤던 회원들은 점점 더 큰돈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은행 대출을 받거나 집 보증금을 빼는 등, 2억 원 넘게 상품권 대금을 입금한 사람도 있습니다.

[B 씨/맘카페 피해 회원 : 조금 기다리면 더 큰돈을 벌 수 있으니까 그만큼 이자를 쳐서 주겠다는 식으로 해서 기다리라고 했고…. ]

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상품권 지급이 눈에 띄게 늦어졌습니다.

독촉을 받은 박 씨는 여러 가지 투자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말을 돌렸고 결국 그해 11월 파국을 맞았습니다.

[C 씨/맘카페 피해 회원 : 남편이 백혈병 진단이 됐어요. 그 상황을 다 얘기했는데도 10원 한 푼도 떼먹을 생각이 없고, 무조건 줄 거고. 결국은 하나도 안 줬죠. ]

피해자들은 박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는데 확인된 곳만 인천지검과 수원지검에 인천 연수, 경기 군포, 경남 진주 등 3개 경찰서에서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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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해자들은 운영자인 박 씨가 사람들한테 돌려줄 돈이 없다고 하면서도 비싼 차를 몰고 다니며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박 씨 측은 지금도 돈을 갚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고가의 명품 가방과 쇼핑백들이 수납장에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아직 포장을 채 뜯지 않은 또 다른 명품 상자들도 집안 곳곳에 가득합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카페 운영자 박 씨가 자신의 SNS에 올렸던 영상입니다.

박 씨는 집 안에 명품 전용 공간을 두고 지인과 회사 직원들에게 명품을 선물한다며 재력을 과시해 왔습니다.

[A 씨 : 가장 큰 건 인스타를 통해서 믿었어요. 이런 것들 보고 아 이 사람이 우리가 아는 그 이상으로 정말 재력가이고. ]

회원들은 환급 요구가 쇄도하는 상황에서도 돌려줄 돈이 없다는 박 씨가 수억 원대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호화 생활을 이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B 씨 : 돈이 없다 그래 놓고 지금 당장 본인도 막막하다고 삶이 막막하다고 해놓고. 원금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을 엄청 사 갖고 내가 지인들한테 이렇게 하고 있다. ]

박 씨를 고소한 것으로 확인된 회원만 20명이 넘고 23명이 추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피해를 호소한 금액만 25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박 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일부 채무 관계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건 맞지만, 사기죄가 되는지는 의문스럽다"며 "지금도 변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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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사공성근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전국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

[사공성근 기자 :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가 발생하다 보니 피해자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해당 카페는 회원만 1만 5천 명이고 피해자는 200여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되는데요. 수사가 진행 중인 곳만 해도 인천과 경기, 경남의 검찰청과 경찰서 최소 5곳이 넘습니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 1명당 피해 금액이 1억 원이 넘으니까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서 전체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

Q. '35% 수익' 믿었던 이유는?

[사공성근 기자 : 저도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는데요. 멀쩡한 상품권을 35% 더 얹어준다는 것은 사실 상식적이지 않죠. 그런데 처음부터 상품권을 줬던 건 아닙니다. 박 씨가 처음에는 유아용품이나 가전제품을 싸게 팔면서 이 어머니들과 신뢰를 쌓았고요, 라포라고 하죠.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나니까 상품권을 꺼내 든 겁니다. 꼬박꼬박 보너스 상품권도 챙겨주고, 온라인에는 재력을 과시하다보니까, 피해자들은 '아, 이 사람은 정말 사업 수완이 좋아서 어디서 이렇게 상품권을 싸게 구해올 수 있구나' 이렇게 믿게 된 건데요. 제가 직접 만난 피해 회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온라인상에 맘카페 공동 구매, 직구 등 여러 가지 판매 형식이 있지만 정가보다 조금이라도 싼 것은 의심하고 절대로 믿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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