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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울려 퍼진 사기꾼 웃음소리…모텔 주인 "당했다"

[Pick] 울려 퍼진 사기꾼 웃음소리…모텔 주인 "당했다"
▲ CCTV 속에 남은 C 씨의 행적

공공기관 관계자를 사칭한 남성의 사기행각에 피해를 입은 숙박업소 주인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전국을 다니는 사기꾼 같습니다. 숙박업소 사장님들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 씨는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자신의 이모님께서 당한 일"이라고 사연을 소개하며 숙박업소 곳곳에서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A 씨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쯤 이모 B 씨가 운영하는 경남 통영시 모텔에 7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C 씨가 찾아와 "2주 정도 머무를 거고, 직원 두 명은 내일 서울에서 내려온다"며 방 3개를 요청했습니다.

B 씨는 C 씨를 향해 "무슨 일을 하시냐"라고 물었고, C 씨는 "관광개발공사와 해양수산부 협찬으로 통영 해안도로 절경을 찍는다. 드론을 띄워서 하는 일인데, 이 일을 오래 해서 여기뿐만 아니라 강원도 등 관광공사 일이라면 다 다닌다"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B 씨는 장기 투숙을 하는 손님이라고 판단해 방 2개 값인 145만 원만 받겠다고 배려했고, C 씨는 "내일 직원들이 와서 계산하도록 하겠다"며 "아주머니 혼자 고생하시니 (5만 원을 얹어) 150만 원을 드리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이후에도 C 씨는 B 씨를 방으로 불러 가져온 옷가지를 방에 펼쳐 보이고, 칫솔과 면도기 등 일회용품을 가리키며 "이거 들고 가라. 우리는 장기적으로 다니는 사람들이니 이런 건 다 들고 다닌다"며 장기투숙객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모텔 노인 사기꾼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 숙박업소를 떠나고 있는 C 씨의 모습

다음날 C 씨는 오전 외출을 하고 돌아와서 B 씨에게 "시청 직원들과 간단히 회의를 하고 왔다"라고 전하면서 "그런데 시청 직원들이 점심을 사달라고 한다. 우리 직원들은 2시나 돼서야 올 텐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15만 원만 빌려달라. 시청 직원들하고 밥 먹는데 늙은 내가 내야지. 나중에 우리 직원들 오면 숙박비 150만 원에 15만 원 더해서 165만 원 받으라"라고 부탁했습니다.

별다른 의심을 갖지 않고 있었던 B 씨는 모텔 금고를 열어 현금을 건넸고, 다시 객실 청소를 하러 돌아가는 순간 내려간 계단 아래에서 C 씨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해당 글에서 A 씨는 "이모님(B 씨)이 '내가 당한 거구나' 싶어 노인(C 씨)이 묵던 객실을 열어 보니,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청소카트에서 커피도 잔뜩 훔쳐간 뒤였다"라고 밝혔습니다. 

A 씨는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 옆 숙박업소 사장님께서 같이 CCTV를 보고 '그때 그놈이다'라고 말했다"며 "옆 숙박업소 사장님께서 당시 피해상황을 주위 업주들에게 공유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 속상해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작은 도시이고, 숙박업소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연세가 있으신데, 좀 더 나이가 있는 노인이 시청이나 관광청 같은 공공기관을 사칭해 접근하니 속으시는 것 같다"며 "70대 중후반, 180을 넘을 정도로 큰 키, 덩치가 있고 목소리가 우렁찬 노인이다. 다리를 약간 저는 특이점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비슷한 일을 겪으시면 경찰에 신고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런 사기꾼은 또 처음 본다",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분들 의욕 떨어지게 한다", "얼른 잡혔으면 좋겠다", "마지막 웃음소리가 참 무섭다", "피해자분들 힘내십시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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