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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깡통전세 위험 주택, 이 정도로 많다고?…"고비는 내년 상반기"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4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깡통전세 걱정이 좀 많은데, 이 깡통전세 위험이 생각보다 굉장히 더 클 것 같다 싶은, 걱정이 더 커지는 그런 자료가 하나 나왔네요.

<기자>

네, 그런 내용을 담은 자료가 하나 나왔습니다. 집값이 빠르게 떨어진 요즘 주택시장에서 많이 걱정되는 것이 최근에 피해자가 속출한 전세 사기를 비롯해서 깡통전세 문제죠.

집주인이 집을 팔더라도 세입자에게 받아뒀던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만큼의 집값도 나오지 않을 집이 이대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한다면 얼마나 생기게 될까, 국토연구원에서 추산해봤습니다.

무슨 집들을 어떻게 조사했느냐, 지난 2017년 9월 이후로 집을 사면서 집주인들이 쓴 자금조달계획서를 바탕으로 본 것입니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처음에는 서울 같은 규제지역, 그중에서도 3억 원이 넘는 집을 사야 쓰기 시작했죠.

그 후로 주택시장이 과열되자 대상이 되는 집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2020년 10월 이후로는 규제지역에서는 얼마짜리 집을 사든 무조건 규제지역이 아닌 데서는 6억 원 이상 되는 집을 사면 썼습니다.

그러니까 2017년 이후로 거래된 집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가 주택들, 인기가 많은 지역의 주택들 중에서 전세를 끼고 산 집들을 본 것입니다.

일단 여기에 해당하는 집들이 73만 채 정도 되는데요. 깡통전세 문제의 중대한 고비가 될 시기는 내년 상반기일 것으로 예측됐고요.

그 시점에 사람들이 각자 집을 샀던 때로부터 집값이 5%만 떨어져도 깡통전셋집이 15%까지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20%가 떨어진다면 전셋가가 집값을 추월하는 깡통전세가 무려 40%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네요.

<기자>

네, 사실 최근 1~2년 사이에 집을 산 경우라면 집값이 이미 5% 정도 떨어진 집은 꽤 있고요.

사실 요즘 같아서는 20% 하락도 그렇게 비현실적으로만 들리는 하락 폭은 아닙니다.

깡통전세가 이만큼이나 생길 수 있다는 가정은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안 쓴다고 쳤을 때를 예측한 것이기는 합니다.

만약에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금도 그냥 두라고 하면 깡통전세 위험을 일단 기계적으로라도 2년씩 뒤로 미룰 수 있기는 하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같은 시장이 이어진다면 세입자들이 계약을 갱신하더라도 보증금을 얼마간 깎아야 남아있어주겠다, 일부라도 돌려달라고 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집값도 전셋가도 가장 과열됐던 지난 2021년에 전세를 끼고 산 집들, 이 집들이 전세 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 시점이 올해 벌써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2년 전 세를 얻었던 그 가격으로 그냥 있겠다는 세입자 요새 별로 없을 것입니다.

계속 살아도 보증금은 얼마간 돌려달라고 집주인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실제로 벌써 나타나고 있고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깡통전세 위험은 지난해 말부터 커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2020년 말에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크게 급등하기 시작했죠. 당시 갭 투자로 매매된 집들이 임대차 계약을 다시 하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가장 걱정되는 시기는 21년, 22년 초까지 갭 투자로 매매됐던 집들이 전세 계약을 다시 쓰는 내년 상반기라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우리가 이제 자금조달계획서를 낸 집만 대상으로 이렇게 살펴본 것이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좀 범위를 더 확대해보면 더 걱정스럽다고요?

<기자>

네, 그런 점이 있습니다. 앞서 본 깡통전세 위험은 말씀드렸던 대로 상대적으로 고가의, 인기 지역 집들만 본 것이죠.

그런데 이번 분석에서 아예 통계청 자료로 집값이 크게 과열됐던 2021년의 전체 갭 투자 주택들을 따로 또 봤거든요.

그랬더니 이미 계약 당시에 전셋값이 집값보다 훨씬 커서 집주인이 가진 돈 다 모으고, 대출 내고, 집까지 팔아야, 말하자면 '집주인이 영끌'해야 전세보증금을 간신히 돌려줄 수 있을 집이 이미 20만 9천 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계속 집값이 폭등했다면 문제가 안 됐겠죠.

그런데 이제 보니 집값이 추가로 떨어지지 않아도 이미 시작부터 상당한 위험을 안고 시작한 집들의 규모가 그 정도라는 것입니다.

최근의 전세 사기 피해도 바로 이런 집들과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진백/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 이미 계약을 할 당시에 매매 가격보다 전세 가격이 높은 경우가 이미 많이 있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고요.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매매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전세 가격을 받고, 그런 형태가 있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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