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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째 '인천공항 대기실 노숙'…내일 선고

<앵커>

러시아의 전쟁 동원령을 거부하며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 왔던 러시아 청년들이 오도 가도 못한 채 인천공항 안에서 계속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난민 심사를 거부하면서 행정소송이 진행됐기 때문인데, 내일(14일) 법원의 판단이 나옵니다.

이 내용,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맨바닥이나 의자 위에 모포를 깔고 잠을 청하는 청년들.

빨래는 화장실 세면대에서, 아침과 저녁은 빵과 주스, 점심은 기내식으로 해결합니다.

난민 신청자들이 머무는 인천국제공항 출국 대기실로, 공항 내 보안 구역에 위치해있는데, 환승 구역을 제외하면 외부로 이동이 차단돼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인천공항에 들어온 안드레이 씨 등 러시아 청년 5명이 이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동원령을 내린 후 징집을 거부하며 한국으로 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단순 징집 거부는 난민 심사 대상 자체가 안된다며 심사를 거부했고, 인권단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넉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안드레이 씨는 러시아에서 이미 3년간의 군 복무를 마쳤다며, 단순한 징집 거부가 아니라고 호소합니다.

[안드레이 (가명) : 나는 군대 회피자가 아닙니다. 나는 전쟁에 반대하고, 전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권 단체들은 국내에 입국시켜서 난민 심사라도 제대로 받도록 해야 한다며 이들을 지원해왔습니다.

[이종찬/변호사 : 국제법적으로도 비난을 받고 있는 침략 전쟁이고, 그런 상황에서의 병역 거부라면 그것은 정치적 의견으로서의 병역 거부인 것이고….]

법원은 내일 안드레이 씨를 포함한 러시아 난민 신청자 3명에 대해 난민 심사 회부 여부를 결정하는데, 회부 결정이 내려지면 이들은 일단 공항을 나와 심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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