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지방선거 기민당 승리…사민당 최악 성적에 숄츠 타격

독일 수도인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에 큰 격차로 패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사민당이 22년간 유지해 온 베를린 시정을 다른 정당에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민당은 환경정당 녹색당과 강경좌파 '좌파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베를린 시정을 담당해 왔습니다.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홈페이지를 통해 전한 선거관리 당국의 예비집계 결과에 따르면 현지시간 어제(12일) 치러진 베를린 지방선거 재선거에서 기민당이 가장 많은 28.2%를 획득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사민당과 녹색당이 서로 동률로 18.4%를 각각 얻었고, 좌파당이 12.2%, 극우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 9.1%,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4.6% 등을 득표한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예상 의석수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한 153석 중 기민당 50석, 녹색당 33석, 사민당 32석, 좌파당 22석, AfD 16석입니다.

사민당은 2001년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1위에 오른 이래 22년 만에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하고 지방정권 교체를 당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사민당 득표율은 지난 2021년 9월 선거 때 얻은 21%보다 더 낮아 2차대전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dpa 등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자칫하면 녹색당에 밀려 3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2021년 9월 베를린 지방선거는 선거관리 부실로 무효가 돼 이번에 새로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기민당 득표율은 2021년 선거에 비해 약 10%포인트 뛴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민당 베를린 시장 후보인 카이 베그너는 연설에서 "베를린이 변화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동서독 통일 이후 첫 여성 베를린 시장을 지낸 사민당 소속 프란치스카 기파이 현 시장은 1년 반 만에 물러 지도 모를 위기에 놓였습니다.

(사진=독일 ARD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