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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도시' 되어버린 항구…한국 구호대, 3명 추가 구조

<앵커>

지진 피해지역은 보신대로 치안이 매우 불안한 상황입니다. 당장 먹을 것을 훔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특파원 연결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곽상은 특파원, 안타까운 얘기입니다만, 피해지역이 유령도시처럼 변하고 있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지금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의 작은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 나와 있는데요, 지진 발생 1주일 만에 어떻게 변했는지 현장 취재했습니다.

인구 25만 명이 살던 유서 깊은 도시 이스켄데룬, 하지만 이곳 아파트들엔 더는 사람들이 살지 않습니다.

대부분 피난을 떠났고, 남은 주민들도 거리를 배회하며 지냅니다.

아파트들이 수없이 무너져내리기도 했지만, 멀쩡히 서 있는 듯 보이는 건물도 가까이서 보면 죄다 내려앉고 깨지고 금간 곳 투성이라, 사람들에겐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세남/이스켄데룬 지진 피해 주민 : 거리에서 지내는데, 지금 아이들이 많이 아파요.]

식료품을 팔던 상점들은 거대한 난투극이라도 벌어졌던 것처럼 어지럽습니다.

지진의 순간 집에서 황급히 몸만 빠져나온 사람들이 배고픔을 참다 못해 먹을만한 건 다 훔쳐갔습니다.

[오마르/자원봉사자 : 사람들이 창을 깨고 물건을 훔쳐가는 걸 봤어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가게는 텅텅 빈 상태였어요.]

유일하게 북적이는 곳은 식량과 옷가지 등 구호품을 나눠주는 자선단체 건물 앞입니다.

질서 유지는 무장한 군인들이 담당합니다.

[프나/이스켄데룬 지진 피해 주민 : 구호품을 받으려고 벌써 5~6시간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들은 낡은 옷들을 주워가 추위를 달래고,

[멜렉/스켄데룬 지진 피해 주민 : 다섯 아이들과 노숙 중인데, 추위를 견딜 옷을 구하러 왔어요.]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하는 수프 등으로 거리에서 허기를 채웁니다.

차 있는 사람들은 차 안에서 잠을 자며 버티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얇은 천으로 된 텐트에서 추운 밤을 지새웁니다.

[빌라/자선단체 대표 : 집을 겨우 빠져나온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어요. 음식과 옷가지, 텐트, 난방수단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바닷가 도시들은 침수 피해도 입었다고요?

<기자>

네, 항구도시인 이곳은 지진 직후 해수면이 상승해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침수 피해도 입었습니다.

해안선에서 최대 200m 되는 곳까지 물이 차 들어와 도로와 광장 등이 잠기고, 주민들은 긴급 대피를 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물이 빠졌지만, 거리엔 건물 잔해와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방치돼 있고요, 전력과 수도 공급도 여전히 끊겨 있어 사람들의 불편과 고통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긴급구호대가 추가 구조소식을 전해왔지요?

<기자>

네, 여기서 남쪽으로 차로 1시간쯤 떨어진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조활동을 진행 중인 한국 긴급구호대가 어제(11일)도 3명을 추가로 구조했습니다.

골든타임이 훨씬 지난 상황에서 50대 여성과 10대 아들, 60대 여성 등 3명을 추가로 구해, 지난 9일 구조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모두 8명을 구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매몰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는데요.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여전히 많은 붕괴현장에선 구조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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