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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천막서 십수 명…"집 무서워" 시작된 노숙생활

<앵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으로,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20만 명 정도가 매몰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겨우 몸을 피한 사람들은 당장 먹고 자는 게 막막한 상황입니다.

현지에서 곽상은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기자>

중장비를 동원한 구조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렇게 무너져 내리거나 위태롭게 서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은 추위 속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형 시장이 들어서던 이 공간은 이제 거대한 피난민 캠프로 변했습니다.

현재 이곳에만 지진으로 갈 곳을 잃은 이재민 3천 명 가까이가 모여 있습니다.

끝도 없이 이어진 천막들.

낮에도 빛이 들지 않는 천막 안에서는 적게는 예닐곱 명부터 많게는 십수 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5살 딸을 안은 엄마는 가슴 철렁했던 순간을 이야기 해줍니다.

[루키아/하타이 지역 피난민 : 집이 무너져 딸이 잔해에 갇혔어요. 주변이 다 난리통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이웃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구해냈어요.]

캠프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텐트조차 배정받지 못한 가족들의 노숙생활은 더 고역입니다.

[파트마/아다나 지역 이재민 : 너무 추워서 종일 장작을 태워 불을 피우고, 밤에는 차 안에 들어가 버텨요.]

이 가족은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 6명이 매일 밤 차 안에서 꼿꼿이 앉은 채 잠을 청합니다.

[파트마 씨 남편/아다나 지역 이재민 : 차 앞좌석에서 2명이 자고, 뒷좌석에서 4명이 자요.]

여진의 공포에 오히려 노숙이 마음 편하다고 말합니다.

[푼다/아다나 지역 이재민 : 노숙생활이 힘들어도, 너무 무서워서 집으로는 다시 들어갈 수 없어요.]

수색작업이 진행되면서 추가로 구조된 사람들을 수용할 공간도 부족합니다.

[오산/자원봉사자 : 매몰 현장 구조자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 나오면 이후에는 갈 데가 없습니다. 우리에겐 더 많은 텐트가 필요합니다.]

이재민 캠프의 경우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거의 없어 위생 역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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