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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수박은 성공, 깻잎은 실패했던 남극의 온실 농장

[극적인사람들] 남극에서 수박 먹은 이야기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과 남쪽 끝 극단적인 곳에서 극한 체험하면서 연구하는 '극적인 사람들'. 보통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 가기도 힘든 남극과 북극을 수시로 오가며 연구 활동을 펼치는 극지연구소 사람들과 스프의 콜라보 프로젝트!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글 : 윤의중 극지연구소 극지생명과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

극적인사람들

남극의 에덴동산 '세종 온실'


2023년에도 코로나가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재작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2020년 월동대원 17명은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 연구를 위해 비행기 편으로 출발할 것으로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하여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게 되면서 광양항에서 뉴질랜드를 경유하고 장보고과학기지 이후 칠레 푼타아레나스를 거쳐 다시 세종과학기지까지 도착하게 됐다. 2개월 반의 긴 여정이었다. 아라온호에는 대원들이 1년간 생활할 물품들과 그해 농진청으로부터 지원받은 신규 온실이 2동 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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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기지에 도착하고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신규 온실동의 설치였다.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원들이 협심하여 설치했고 시험 가동까지 1개월이 걸렸다.

처음에는 재배가 비교적 빠르고 잘 자라는 상추를 시험 재배하였는데 새싹이 푸릇하게 나는 것을 보고 남극에서 가녀린 생명체와 마주하는 것에 많이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런 것이 농부의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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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자신감을 얻어 케일, 청경채, 들깨와 같은 엽채류를 시작으로 오이, 고추, 방울토마토, 아기 호박, 애플수박 등 다양한 작물에 적용해 보았다. 다행히 대부분 재배에 성공하였고 오이, 방울토마토, 특히 호박과 수박은 지금까지 남극 월동 역사상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많은 대원의 숙원이었던 삼겹살에 쌈으로 먹을 들깻잎은 끝내, 아쉽게도 한 번도 싹을 틔우지 못하였다. 아마도 LED 불빛이 아닌 실제 태양 빛을 받아야만 가능할 거란 막연한 생각을 하였다. 시간이 더 허락이 된다면 다양한 작물에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우리 34차 월동대 이후 차기 월동대원들이 시도해 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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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박이 다 자라고 익어 갈 무렵 온실 공중에 매달린 수박이 매우 신기하였는데 4개를 심어 4개의 열매를 성공적으로 얻었다. 남극은 벌과 나비가 없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이 수정을 시켜주어야만 열매가 맺힌다.

다른 채소에 비하여 정성과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었지만 수확날 수박을 맛보는 순간 대원들 모두가 두 손 엄지 척! 뿌듯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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