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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탈출용으로 단 장비…주행 중인데도 문이 열린다

<앵커>

전기차에 화재나 사고가 나 차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 최근 일부 운전자들이 탈출에 필요한 장비를 직접 준비하고 있는데요.

비상 상황에서 정말 도움이 될지, 혹시 안전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이강 기자가 실험해봤습니다.

<기자>

최근 테슬라 모델Y를 구입한 문석주 씨는 뒷좌석 탈출용 비상 끈을 구입했습니다.

모델Y는 이전 테슬라 모델과 달리 전원이 꺼져 문이 안 열리는 경우를 대비해 수동 개폐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뒷문 수납함 바닥의 고무패드를 걷어내고 플라스틱 덮개를 열어야 합니다.

맨손으로 잘 열리지도 않고 복잡하다 보니 비상 끈을 개폐장치에 달아놓고 밖에서 끈을 당기기만 하면 열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제가 한번 (비상끈을) 당겨볼게요. 이거 문이 열리네요.]

주행 중에도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속도를 높여 시속 40km에서 당겨도 뒷문은 맥없이 열립니다.

[문석주/테슬라 모델Y 차주 : 제가 40km까지 밟았는데도 그런 것(문이 열리는 것)을 보면 개선해줘야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비상 끈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호근/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 아이들이 장난으로 개폐장치를 연다거나 했을 때 그냥 바로 문이 덜커덕 열리거든요. 운전자가 당황해서 급제동을 하면서 문이 활짝 열리기 때문에 무조건 위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산 승용차는 시속 15km 이상 주행 중일 때는 수동 손잡이를 당겨도 거의 즉각적으로 다시 잠겨 열리지 않습니다.

더 빠른 속도에서도 문이 열리는지 등 테슬라 측에 설명을 요구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형 모델3까지는 이 수동 개폐장치조차 없어 상당수 운전자들은 망치를 차 안에 가지고 다닙니다.

가볍고 크기가 작아 테슬라 운전자들이 많이 구입했다는 비상 망치, 탈출에 도움이 되는지 시험했습니다.

일반 유리는 모서리 부분을 치면 잘 깨집니다.

소음 차단을 위해 최근 전기차에 많이 쓰이는 이중접합차음유리는 어떨까.

유리에 조금 금이 갈 뿐 좀처럼 깨지지 않습니다.

4분 20초 만에야 간신히 유리를 밀고 몸이 나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20대 여성인 작가는 8분 동안 시도하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서정민/비디오머그 작가 : 2~3분 지나니까 힘도 빠지는데 유리도 안 깨지는 그것 자체로 더 힘이 빠지고….]

[반재민/종로소방서 구조대원 : 날카롭고 뾰족한 도구를 사용해서 (일렬로) 금을 낸 후에 자신의 발 같은 신체 부분을 이용해서 강하게 충격을 낸 후에 탈출하시는 게 좋습니다.]

서울소방구조대 측은 이 방법으로도 여성이나 노약자들은 깨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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