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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고 용서 비는 히틀러?…전시 '마우리치오 카텔란'

[FunFun 문화현장]

<앵커>

논쟁적인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도발적인 이미지로 종교와 사회, 예술 등 기존의 가치체계에 도전합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마우리치오 카텔란 : WE / 7월 16일까지 / 리움 미술관]

미술관 입구에 노숙자 행색의 남자가 누워 있습니다.

로비에도 기둥에 기댄 채 앉아 있는 비슷한 차림의 남자 조형물이 놓였습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이렇게 전시의 시작부터 고정관념을 깹니다.

벽을 바라보며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남자, 공손하게 손을 모은 유대인 학살의 주범 히틀러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운석에 맞아 쓰러진 채 가느다란 십자가 지팡이를 움켜쥐고 있습니다.

[김성원/리움 미술관 부관장 : 도발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우리는 굉장히 다양한 토론을 할 수 있다라는 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한 남자가 미술관 바닥을 뚫고 고개를 내밉니다.

미술관 측은 이 작품 전시를 위해 실제로 바닥에 구멍을 내야 했습니다.

전시 도중 갑자기 들려오는 북소리, '양철북'의 영원한 소년 오스카입니다.

[김성원/리움 미술관 부관장 : 여기서는 지금 이 드러머가 드럼을 쳤지만 이 마우리치오의 모든 작업이 사실은 우리한테 이런 드럼을 치고 있는 겁니다. 한 번씩 이제 주위를 환기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흰색 천으로 덮인 시신 모양의 조형물, 9개의 대리석 조각은 세계 각국의 여러 대형참사를 떠올리게 해줍니다.

코끼리 조형물에 흰색 두건을 씌워 미국의 백인우월주의 조직 KKK 단원처럼 만들었습니다.

논쟁적인 작품, 바나나도 선보입니다.

바나나 하나를 테이프로 벽에 붙인 뒤 1억 원에 판매해 미술 시장의 현실을 조롱했던 것입니다.

[김성원/리움 미술관 부관장 : 유머의 힘으로 진지하고 도발적인 주제를 자유자재로 비틀고 전환시키면서 우리한테 현실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그런 힘을 갖고 있는 작업입니다.]

통상의 이미지를 벗어난 정교한 극사실주의 조형물들로 우리는 누구이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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