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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에도 '유행'이 있다?…다 비슷하게 생긴 이유

이렇게 생긴 '보도블록' 길에서 많이 보입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왜 이런 모양으로 비슷하게 만들어진 걸까요?

이 블록은 U자형 인터록킹 블록입니다.

지그재그가 생긴 게 알파벳 U자 같아서 그렇게 불린다는데 이 단어 조금 생소하죠.

[박대근/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공학박사 : 인더록킹을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게 되면 맞물림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U형 인터록킹 블록은 이 지그재그면끼리 딱 맞물리게 됩니다.

그러면 블록이 서로 잡아주게 되어서 견고해지죠.

그러나 인터록킹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선 필요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박대근/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공학박사 : 블록과 블록이 이렇게 결합돼 있더라도 블록 사이에 줄눈 모래라는 게 항상 채워져야 됩니다.]

줄눈 모래가 제대로 안 들어가면 블록이 흔들리고 부실해지는 거죠.

이 u형 보도블록이 많이 깔린 데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제대로만 깔면 튼튼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시대를 잘 타고났죠.

인터록킹 블록이 처음 우리나라에 생산된 건 1982년 경기도 이천에 있던 '코단'이라는 회사에서 입니다.

코단은 코리아와 덴마크를 합친 단어로 당시 덴마크 기술자가 직접 와서 생산에 참여하면서 붙은 이름입니다.

80년대 한국은 엄청난 건설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경제성장 덕도 있었지만 이 대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죠.

바로, 88올림픽입니다.

[박대근/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공학박사 : 외국 손님을 맞이해야 되니까 선진화된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여주자 해서 일본도 가보고 유럽도 가보고 하다 보니까 우리나라랑 전혀 다른 그런 블록들이 깔려 있는 거죠.]

보도블록의 대호황기는 90년대 초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엔 신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한 거죠.

[박대근/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공학박사 : 1기 신도시 그때 아파트가 엄청나게 많이 건설이 됐잖아요. 아파트 내부에 보행 공간을 또 보도블록으로 시공을 해야 하잖아요.]

보도블록도 유행이란 걸 탑니다.

60~70년대엔 이런 커다란 사각 시멘트 블록이 깔렸습니다.

80~90년대에는 다양한 형태의 인터록킹 블록이 유행합니다.

S형, U형, T형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좀 더 이쁘게 디자인한 U형도 있었고 그냥 직사각형 모양의 I형 블록도 있었죠.

[박대근/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공학박사 : 2000년대 들어서 좀 더 시민들의 눈높이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서울시 같은 경우도 디자인 서울 거리, 도로 르네상스 뭐 이런 게 막 유행을 하면서 고품격의 어떤 블록들이 등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등장한 블록들이 직사각형 블록 또는 정사각형 블록인데 옛날 사각블록보다는 좀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좀 콤팩트 해지면서 표면처리도 상당히 고급스럽게 변합니다.]

직사각형 블록이지만 차이가 보이시나요? 색깔도 초록색, 갈색보다는 무채색이 유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도블록의 모양과 디자인을 보면 대충 이 도로가 언제 깔렸는지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요즘 유행하는 보도블록은 도대체 어떤 걸까요?

기능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박대근/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공학박사 : 물 빠짐이 좋은 투수 블록, 대기 정화를 시켜주는 대기 정화 블록, 그리고 포장의 온도를 낮춰주는 차열블록 세 가지 정도가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이 되고 있고 앞으로 수십 년을 이끌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길을 가다 신기한 블록이 보이면 언제 만들어졌는지 추측해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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