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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왜 명태 떼가?…알고 보니 '인간이 초래한 결과'

<앵커>

요즘 우리가 먹는 명태는 모두 러시아산입니다. 동해에서 이제 명태 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명태를 살리겠다면서 많은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그 성과가 있던 건지, 김희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군 아야진항.

수온 10도, 수심 150m, 명태 서식의 최적 조건입니다.

언젠가부터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 있기는 한 걸까.

그물을 당겨봅니다.

한참을 겨울 생선 대구가 올라오더니,

[양재형/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 : 명태. 명태. 이건 큽니다. 50cm 정도 됩니다. 이 정도면 5년 이상 지난 개체입니다.]

굵은 점선, 날렵한 몸매, 뾰족한 주둥이.

2019년 정부가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한 이후 모처럼 보는 동해 명태, 44마리가 확인됐습니다.

[한동희/고성군 아야진 어민 : 과거 30~40년 전에 명태 날 때 그 크기와 같아요.]

그렇다면 명태가 돌아온 걸까.

동해 명태는 1970~80년대만 해도 한 해 10만 톤을 오르내릴 만큼 많이 잡혔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면서 연간 어획량이 1만 톤 아래로 뚝 떨어지더니, 2000년대엔 사실상 무의미한 수치가 됐습니다.

지난 2014년 정부는 '명태 살리기' 사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2020년까지 동해 명태를 식탁에 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석근/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과학이라는 것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그냥 실패했다고 인정하면 됩니다.]

해양수산부가 세계 최초라고 홍보한 명태 양식 기술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치어 방류 사업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충일/강릉원주대 해양생태환경학과 교수 : 몇 년 뒤에 우리가 식탁에 올리겠다는 방향보다는 왜 이렇게 됐는지, 제2 제3의 명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어쩌다 어민들의 그물에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명태 자원이 회복되고 있다기보다 범동해권에서 자생하는 소수의 개체군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린 명태의 남획, 기후 변화가 가져온 해수 온도 상승, 다 인간이 초래한 결과입니다.

(VJ : 안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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