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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년 선고에도 '당당하고 떳떳한'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와 함께 민정수석 시절 '감찰 무마'도 유죄 인정

조국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 원이 선고됐는데, 법정구속은 면했습니다.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대리시험과 고려대, 연세대 대학원 부정 지원,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허위 스펙' 등 입시 비리 관련해서는 대부분 유죄가 내려졌습니다.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재판부가 '정경심씨는 유죄로 인정되지만, 조국 전 장관은 관여했다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처음 판단이 내려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건도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아내 정경심 교수는 오래 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서 형을 살고 있는데, 조국 전 장관의 경우는 의혹 제기가 있은 지 4년 반 만에, 기소 이후 3년 2개월 만인 이제야 1심이 선고됐습니다. 대부분 혐의가 겹치는 사건이지만 속도 차이가 난 이유는 구속과 불구속 때문입니다. 구속돼 재판을 받는 경우 각 심급별로 6개월 안에 끝내야 합니다. 하지만 불구속 피고인의 경우 기한이 따로 없습니다.

즉, 정경심 전 교수는 구속됐고 조국 전 장관은 불구속되면서 속도 차이가 났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부부가 공범이더라도 한 명이 구속되면 다른 한쪽은 불구속으로 처리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부부가 둘 다 구치소에 갇히면 생계 활동이 중단되고, 육아나 봉양 등 생활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정경심 씨와 조 전 장관은 많은 혐의가 겹치지만, 다른 내용도 일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감찰 무마' 혐의입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당시 정치권의 청탁을 받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내용인데요.

이는 조 전 장관이 직접 업무와 연관된 권한을 남용한 사건이므로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정치권의 구명 청탁을 받았고, 이를 조국 민정수석에게 보고한 뒤 모의해 특별감찰반이 진행 중이던 감찰을 무마시킨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서는 아내 정경심 씨가 주도하고 조국 전 장관이 일부 관여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됐었지만, 청와대의 감찰 무마는 정경심 씨와 무관하게 오롯이 조 전 장관이 실행했고 책임져야 할 문제입니다.

 

한 걸음 더

조국 전 장관은 1심 선고 뒤 재판정을 나와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혔습니다. "9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내렸고 이에 대해 재판부에 감사하다. 유죄를 받은 혐의는 항소해서 다시 성실하게 다투겠다"고 말했습니다.

9개 혐의 무죄를 강조했지만 판결을 들여다보면 '입시 비리' 혐의의 대부분, 감찰 무마를 시킨 직권남용 혐의, 딸이 부산대 장학금을 받은 청탁금지법 위반 등 중요한 혐의들이 유죄를 받았습니다. 때문에 재판부는 집행유예도 아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겁니다.

무죄를 받은 건 '사모펀드'의 경우 정경심의 주도로 유죄가 인정되지만 조국 전 장관의 관여 정도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아내가 유죄지만 나는 떳떳하다'고 하기에는 고위공직자로서, 당시 차기 대권주자로도 언급될 만큼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컸던 사람으로서 스스로 가져온 사회적 분열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선고 이후 조 전 장관의 발언을 들으며, 2019년 9월 2일이 떠올랐습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신분이었던 조 전 장관은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무제한 간담회'를 하겠다며 기자들을 국회로 불렀습니다. 그곳에서 조 전 장관은 꼿꼿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수십 명 기자들의 질문을 11시간 동안 하나하나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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