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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객 없으면 '무급노동'?…뮤지션들 분노케 한 정산 방식 논란

해파
싱어송라이터 해파가 공연 후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공연계의 '정산 방식'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어제(1일) 해파는 자신의 SNS에 "공연장에 입장할 때 '어떤 팀을 응원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아보신 적 있나요? 이런 설문은 높은 확률로 티켓값에서 뮤지션의 몫을 관객이 선택한 '한 뮤지션'에게만 지급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해파는 "나는 최근 이런 정산 방식을 안내받지 못했고, 공연 후 나를 '응원한' 관객이 없다는 이유로 페이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그는 공연 후 몇 달이 지나도록 정산 소식이 없어 연락한 공연사로부터 '정산은 완료됐다', '해파의 관객은 한 명도 없었다'며 당황스러운 답변을 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해파

해파는 "분명 뮤지션 출연료가 N분의 1인 줄 알고 공연했던 건데, 그날 참 춥고 힘들었지만 무급노동한 게 돼버렸다"며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내 관객이 없었으면 공연에 안 와도 된다고 알려주지, 그것도 아니라면 정산 금액이 0원이라고 연락해 주지"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해파의 폭로에 공연장 측은 그에게 정산 방식 중 하나인 '관객 카운팅'을 설명하고 동의하는지 혹은 변경을 원하는지에 대한 연락을 취했고, 해파는 "카운팅 공연은 하지 않는 원칙이 있는데 당황스럽다. 섭외 시에 꼭 미리 설명 달라"고 답했습니다.

'카운팅 공연'이란 한 공연에 2팀 이상의 뮤지션이 무대에 오를 때 입장하는 관객에게 응원하는 팀을 묻고, 그 수를 합산해 정산에 반영하는 것을 뜻합니다.

해파는 이어 "해당 정산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합리적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의롭지 않게 느낀다. 같은 관객 앞에서 같은 시간을 공연했지만 동일한 페이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뮤지션들이 불균형한 정산을 받을 때, 기획 측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관객 티켓값의 일정 비율을 챙겨간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해파는 또 "하나의 공연을 같이 만든 뮤지션들이 정산으로 고립된 기분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관객이 자기 티켓값을 줄 한 팀을 고르도록 강요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카운팅 정산 방식을 선택하는 공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해파는 "많은 음악가 및 관객분들이 제 이야기에 공감해 주셔서 큰 위안과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해파

해파의 이야기를 접한 가수 하박국은 "해당 공연장에서 우리에게도 공연 섭외가 왔다. 카운팅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한 채 섭외에 응했고, 예매 페이지를 확인하니 아티스트를 체크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카운팅 정산 방식 재확인 후 공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음악 레이블 '영기획'은 "인디 음악계의 모든 구성원은 소중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오는 12일 해당 공연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소속 가수 김새녘의 공연을 취소했습니다.

(사진= 해파 인스타그램, 영기획 트위터 캡처)

(SBS 스브스타) 

(SBS연예뉴스 전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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