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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사고 냈는데…블랙박스 보여주자 "이런 게 있었냐"

<앵커>

지난달 광주에서 택시 1대가 보행자와 다른 차를 연이어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택시 기사는 사고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 KBC 구영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택시가 길을 걷는 한 남성을 그대로 덮치자,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릅니다.

이 사고로 보행자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안동기/사고 피해자 : 자신(택시 기사)은 부딪친 적도 없고 블랙박스를 보여주고 나서야 이런 게 있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보행자에게 돌진한 택시는 연이어 주차돼 있던 차량까지 들이받았습니다.

[한종찬/피해 차주 : '내가 뭘 잘못했기에 자꾸 나한테 와서 따지느냐'고 해서 사고를 냈는데 왜 기억을 못 하냐고 (했어요.)]

하지만 정작 사고를 낸 택시 기사는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택시는 이곳에서 보행자를 들이받은 뒤 2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주차된 차량과 부딪쳤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택시 기사에게서는 혈중알코올농도나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당 운전자는 개인택시 기사로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70대 고령자였습니다.

[김재호/조선대병원 뇌신경외과 교수 : 운전 중에 발생하는 뇌졸중이 약 4~5% 정도 되고, 뇌전증이나 뇌졸중은 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개인택시 기사는 지난해에도 같은 증상을 보이며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있었습니다.

[해당 개인택시 기사 : 작년, 재작년에 사고 났을 때 그때 (운전을) 그만둬야 했는데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제는 중증질환자나 고령자인 택시 기사에 대한 규정이나 법적 관리체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개인택시는 법인 택시와 달리 운행에 대한 제한이 없고 모두 운전자 본인 판단에 맡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행 택시 기사 자격유지검사와 의료적성검사는 안전사고 발생을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형수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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