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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안전은 과할 만큼"…그래야 5분 만에 불 끈다

<앵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큰 인명피해가 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비슷한 사고를 막아야겠습니다만, 막연히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기보다는 실제로 사고 대비가 잘 돼 있는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렇게까지> 이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가 벌어진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은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어졌고 터널 안 탈출구는 없었습니다.

진입차단 시설도 한쪽은 먹통이었습니다.

[조남석/화재 당시 부상자 : (사고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가 조금 있으니까 빵 하고 터지는 거예요. 그 안에서 연기가 막 새카맣게 나오고….]

5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습니다.

어떤 자재로 만들어야 하는지 규정은 없고, 현행법상 소방 설비를 갖출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방음터널이 이렇게 위험할까?

터널 화재

정부 관리 지침의 적용조차 받지 않았던 지난 2015년 완공된 한 방음터널입니다.

터널 옆으로 비상문이 줄지어 뚫려 있고,

[김건수/한국도로공사 군포지사 설비과장 : ((비상문은) 몇 m마다 (설치)되어 있습니까?) 50m마다 있습니다. (비상문이요?) 예.]

소화전은 사이사이 설치돼 있습니다.

지난 사고의 주범이었던 PMMA, 일명 아크릴판 대신 터널 옆면을 둘러싸고 있는 건 강화 유리입니다.

[김건수/한국도로공사 군포지사 설비과장 : 이게 강화유리라서 깨지면 차량 유리처럼 알갱이식으로 깨집니다. (유리니까 불에도 안 타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연기를 빼내는 제트팬과 물 송수관, 터널 옆에는 대피용 도로도 갖춰져 있습니다.

[김남구/터널방재인증센터장 (당시 책임자) : (당시에) 방음터널에 대한 정의가 없다 보니까 저희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서 이건 '터널'로 봐야 한다. 방재설비를 (일반 터널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일반 터널의 안전대책은 더욱 촘촘합니다.

인제 양양 터널의 경우 다가오는 차가 과열됐는지 입구 5km 앞에서 미리 알 수 있고, 터널 내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 화재가 났는지도 즉시 알 수 있습니다.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4천4백 개의 물 분무기가 설치돼 있고, 전담 소방 터널구조대는 대형 제트팬이 튀어나오는 특수소방차와 앞뒤, 양 방향 운전이 가능해 터널 구조 활동에 유리한 '히드라 버스'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승용차, 대형버스가 반대방향으로 대피할 수 있는 터널 사이 통로는 50개 넘게 뚫려 있습니다.

비상용 터널은 아예 밖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승준/한국도로공사 양양지사 시설차장 : (왜 이렇게까지 하셨어요?) 안전에 대해서 2중, 3중, 4중으로 해도 더 강하게 해야지, 효용성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이 터널을 지나던 승용차 한 대가 터널 한가운데 멈춘 뒤 불길에 휩싸였지만 소방대원들 도착 전에 터널 관리직원들이 알아채고 불을 껐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은 이 사고, 불을 끄는 데 걸린 시간은 5분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이승환, 영상편집 : 김초아)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비디오머그 채널에서 확인하세요.

▶ 들어는 봤나, '전담 소방차'가 무려 2대나 있는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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