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비리' 브로커 첫 재판…"혐의 모두 인정"

<앵커>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 면탈을 알선한 브로커가 오늘(27일)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브로커는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이태권 기자입니다.

<기자>

병역 브로커 구 모 씨는 오늘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구 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의뢰인들이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해 병역 면탈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구 씨를 통해 병역을 면탈한 사람은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것만 7명입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인 이 모 씨는 구 씨에게 1천만 원을 건네고 컨설팅을 받아 재검 대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택과 수원의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을 오가며 초, 중학교 때부터 발작이 있었다고 거짓말을 해 허위 뇌전증을 진단받은 겁니다.

구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자백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또 구 씨가 생활고를 겪으면서 돈을 벌기 위해 병역 브로커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뇌전증 진단과 병역 판정 기준 자체가 애초에 불분명한 상황이었던 점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뇌전증을 호소하며 지속해서 약물치료를 받으면 실제 환자가 아니더라도 보충역을 받거나 면제될 소지가 있다며, 단순히 피고인을 처벌하기 보다 뇌전증 환자에 대한 객관적인 병역 판정 기준을 정립하는게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구 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긴 했지만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재판을 속행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두 달 뒤인 오는 3월 다음 재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