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나경원 빠지자 사사건건 충돌…세게 붙는 김기현-안철수

나경원 전 의원이 당권 레이스에서 주저 앉으면서, 3파전이던 당권 구도가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이제 일대일로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죠.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갈수록 치열해질 듯합니다.
 
안철수 의원은 어제(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정치펀치'에 출연해 김기현 의원을 겨냥했는데요, '김 의원이 공천 공포정치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안 의원은 "지금 현재 김기현 후보 주변에 모여 있는 의원들이 있다"면서 "여기에 포함되지 않으면 '너 나중에 공천할 때 굉장히 힘들어질 거야' 이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기현 의원은 오늘(2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적반하장'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안 의원은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고 사실상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며 사천(私薦)·낙하산 공천 등 우려를 제기한 거죠.


초선 의원들이 집단으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낸 적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공천에 취약한 초선들을 사실상 줄세우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죠. 이에 대해서도 김기현 의원은 '의견 표출'이라며 줄세우기 정치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김기현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공격하는 주요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철새 정치'인데요, 그제(24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 의원은 "저는 철새 정치를 하거나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정치 인생을 살지 않았다"면서 안 의원을 간접적으로 겨냥했습니다.
 
안 의원은 오늘(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이 안 의원을 향해 당적을 여러 번 바꾼 것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데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당원들 보기에 옳지 않은 그런 말씀"이라고 받아쳤습니다.

안 의원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 말씀 아닌가"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서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그런 말씀인 것 같다"고 했는데요, 단일화의 주역이었다는 점을 다시 소환했네요.

안 의원 캠프에서도 '김기현 후보님, 조급해보이십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는데요, "네거티브만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안철수 후보에게 철새라 칭하는 게 당과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윤심을 둘러싼 신경전도 있습니다. 안 의원은 조선일보 유튜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만찬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저는) 심지어 제 아내한테도 이야기를 안 했다. 김기현 의원 측에선 그런 말씀을 들으면 거의 실시간으로 기자실에 속보로 나왔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김기현 의원 캠프에서 발끈했네요.

김 의원 캠프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거짓말"이라며 논평을 냈습니다. "오히려 안 후보 부부의 만찬 사실이 사전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그 만찬을 실제로 가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전후 사정을 잘 아시면서도 의도적으로 거꾸로 발언하셨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공식 하차했지만, 나 전 의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죠.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서 판세가 요동칠 수 있으니까요.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최근에도 15%넘는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게다가 나 전 의원은 핵심 당원층 지지세가 두터운 편인데요,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기 때문에 나 전 의원 지지층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가 당권의 향배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함께 "전당대회에서 내가 역할 할 공간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양강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두 의원은 나 전 의원에 '러브콜'을 보내며 연대를 타진하고 있죠.

김기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연대·포용·탕평이 그런 의미 아니냐"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 전 의원에 대해 "좋은 동지"라고 말하기도 했죠.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에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어느 정도 마음도 좀 가라앉고 할 때 한번 뵈려고 한다"고 했는데요, 안 의원도 나 전 의원과 연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죠.

중도 하차한 나 전 의원은 자신을 취재했던 기자단이 모여 있는 SNS 대화방에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어제 제 결심은 오직 당이 잘 되었으면 하는 충정에서 비롯한 것"이었다고 하차 배경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남아 있는 가장 큰 변수로는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웠던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 여부입니다. 출마 여부에 따라 당권 구도는 한 번 더 출렁일 수 있죠.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나경원 사태 등 여권 내부의 혼란상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고, 캠프 구성 등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모습도 감지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불출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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