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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엄마가 하래요"…매달 23일, 그곳에는 '쌀 천사'가 온다

사진은 '23일의 기부천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기부한 쌀과 떡국떡. (사진=대전 월평2동 제공)
지난 1월 23일. 대전시 월평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23일의 기부천사'가 4kg들이 쌀 20포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매달 23일이면 쌀을 가져오는 30대 남성의 베풂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는데,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그의 얼굴만 알 뿐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조차 모릅니다.

사진은 '23일의 기부천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기부한 쌀과 떡국떡. (사진=대전 월평2동 제공)

직원들 말에 의하면 이 남성은 언제나 그랬듯 23일이면 나타나 행정복지센터에 쌀만 전달하고는 곧바로 자리를 뜹니다.

김경옥 보건복지팀장은 "기부자가 처음 왔을 때 이름이라도 알려달라 했는데 한사코 거부했다"며 "기부하는 배경이라도 들어보려 했는데 '엄마가 하래요'라는 말만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혹시 쌀과 관련된 일을 하느냐 물어도 아니라고 하고 기부금 처리마저도 거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3일만 되면 쌀자루를 한가득 들고 나타나는 이 남성을 월평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23일의 기부천사'라 부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쌀 20포와 함께 500g들이 떡국 떡 58봉지도 기부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0만 원어치입니다.

월평2동 행정복지센터는 이 쌀과 떡국떡을 지역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 가정에 나눠 고이 전달했습니다.

그와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은 한 어르신은 "명절이라 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데 때 맞춰 떡국 떡까지 가져다준 덕분에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김용묵 동장은 "월평2동은 대전에서 취약계층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한 곳"이라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꾸준히 기부해 주시는 데 감사드리며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잘 전달하겠다"고 '23일의 기부천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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