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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홍보에 열심인 두 대장…'북 무인기 실패' 잊었나 [취재파일]

자기 홍보에 열심인 두 대장…'북 무인기 실패' 잊었나 [취재파일]
▲ 김승겸 합참의장(왼쪽), 전동진 지상작전사령관

지난 21일 시작된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군이 홍보자료를 배포해 중앙 매체에 보도된 장군은 딱 2명입니다. 설을 맞아 예하 부대 격려하고 점검했다는 김승겸 합참의장과 전동진 지상작전사령관입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대장은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 실패의 책임자들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소리가 들려도 부대 챙기고 홍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안보실 등에서 "문책은 북한 노림수에 놀아나는 꼴"이라며 현 지휘부를 두둔하는 분위기에 맞춰 지장(智將)과 용장(勇將)에 실패한 장수들이 뜬금없이 덕장(德將) 놀음 홍보전을 펴는 것 같아 보기에 불편합니다. 과거에 한 적 없는 행태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은인자중(隱忍自重)이지, 자기 홍보가 아닙니다.

추석 건너뛰고 설 되니 장병 격려


각군 지휘관들에게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김승겸 합참의장

합참은 지난 22일 "김승겸 합참의장, 설 명절을 맞아 작전현장부대 지휘관들과 지휘 통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김승겸 의장은 육군 28사단 GOP대대장, 해군 1함대 대구함 함장, 공군 17전비 비상대기실 선임조종사, 해병대 우도경비대장 등과의 통화에서 "최전선의 장병 여러분들 덕분에 국민들이 군을 신뢰하고 또 평화롭게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고 합니다.

합참은 지난 19일 김승겸 합참의장의 해외 파병부대장 화상 통화 보도자료도 배포했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군사외교관인 장병들이 부대원들과 함께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내기 바란다"는 김승겸 의장의 덕담이 실렸습니다.

현역 서열 1위의 장군이 명절을 맞아 장병들을 격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승겸 의장이 지난 추석 최전방과 해외 파병 부대에 격려 전화했다는 보도자료는 없었습니다.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로 문책론이 불거진 뒤 설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무인기 대응 실패 이후 갑자기 군 일각에서 김승겸 의장의 30년 전 대위 시절 무공이 회자됐는데, 이 역시 의장 호신용 홍보전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지작사 창설 이후 사령관 시찰 첫 홍보


지난 21일, JSA 경비대대를 방문해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전동진 지작사령관

지작사는 전동진 사령관이 21일 서부전선의 1사단 GOP 부대와 공동경비구역 JSA를 찾아 경계태세를 점검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지작사는 전동진 사령관이 18일 동부전선의 8군단 사령부와 22사단을 방문해 경계태세를 살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지상작전사령관이 예하 부대 찾아가 장병들 독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너무 당연해서 그런지 2019년 1월 지작사 창설 이후 사령관의 예하 부대 방문 보도자료는 나온 적이 없습니다. 전동진 사령관 사례가 처음입니다.

지난달 26일 북한 소형 무인기가 서울을 동서로 휘저을 때 우리 군은 우왕좌왕했습니다. 서울을 방어하는 수도방위사령부에 상황 전파 안 했고, 적 무인기 대비태세인 '두루미' 발령과 국방장관 보고는 북한 무인기가 서울을 벗어날 즈음인 낮 12시 직전에야 이뤄졌습니다. 전파·보고·발령이 무너졌으니 작전과 경계가 성했을 리 없습니다. 전파·보고·발령·작전·경계의 총체적 실패였습니다.

김승겸 합참의장과 전동진 지작사령관은 무인기 대응 실패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무릇 장수라면 자숙하며 처분을 기다려야 마땅한데, 어찌 된 일인지 과거에 하지 않던 홍보하느라 분주합니다. 합참과 지작사의 보도자료 배포일도 공교롭게 19일과 22일로 똑같습니다. 합참과 지작사의 홍보전을 보는 장교들은 "속이 보인다"며 혀를 찹니다.

(사진=합참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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