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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감염자 11억'…정부 쪽 전문가 첫 수치 제시

'중국 코로나19 감염자 11억'…정부 쪽 전문가 첫 수치 제시
중국의 코로나19 통계 불투명성이 국제적으로 논란을 빚는 가운데, 정부 관련 인사의 입을 통해 '11억 명'이라는 구체적인 누적 감염자 수치가 처음 제시됐습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감염병학 수석 전문가 우쭌여우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인구의 약 80%가 이미 감염됐다"고 적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7일 발표한 지난해말 기준 중국 인구는 약 14억1천175만 명이기에 80%는 약 11억2천940만 명입니다.

지난달 7일 중국의 대대적 방역 완화 이후 중국에서 감염자가 폭증했다는 건 중국 정부도 인정한 사실이지만, 중국 정부가 전수 PCR검사를 중단하면서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며 감염자 통계 공개를 최근 중단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감염됐는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이번 우쭌여우의 언급도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며, 감염자 중 PCR검사를 받아 정부 통계에 집계되는 사람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신력을 부여하더라도 '추산치'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산하 기구인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코로나19 관련 수석 전문가의 글에서 '인구의 약 80%'라는 구체적 수치가 나온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입니다.

우쭌여우는 최근 중국 정책 자문기구인 중국 인민 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으로도 뽑혔고, 정부의 방역 관련 공식 기자회견에도 자주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3년 가까이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집행하며 전세계에서 인구대비 감염자 비율이 가장 적은 편이었던 중국에서 불과 1개월 반만에 어떻게 11억 명 넘는 감염자가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관측통들은 오미크론의 가공할 전파력과 중국 정부의 지나치게 급격한 정책 전환을 꼽습니다.

중국 정부는 작년 12월7일을 기해 전수 PCR검사 폐지, 감염자의 자가격리 허용, 지역간 이동 제한 폐지, 공공장소에서의 건강코드 스캔 의무 폐지(감염자 및 밀접 접촉자 추적 포기를 의미) 등 주요 조치를 전국적으로 일거에 단행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단계적으로 완충장치를 두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것과는 양상이 달랐습니다.

'11억 감염'이라는 수치가 사실이라면 중국이 자국내 주종인 오미크론 계열 BA.5.2와 BF.7 변이 등에 관한 한 어느 정도 집단 면역을 달성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생산활동을 포함한 경제생활의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우쭌여우는 "2∼3개월 안에 전국적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감염병이나 제2의 감염병 파동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감염자가 11억 명을 넘겼다면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실제 사망자 수가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치를 크게 웃돌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1월19일까지 중국 본토 전역의 병원 내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7만 2천여 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감염자가 11억명이라면 통상 0.1∼0.2% 수준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계열 변이의 치명률을 대입할 경우 최소 110만 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는 추산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중순 홍콩대 연구진은 4차 백신 접종과 항바이러스제 보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을 취하지 않고 중국이 전면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면 중국 전역에서 "100만 명당 684명꼴로 사망할 수 있다"며 전체 중국 인구 중 100만 명 가까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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