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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잡은 부모님 손…피자·콜라 올리며 놓지 못한 손

<앵커>

요양병원에서는 가족들이 직접 만나 손을 잡고 정을 나눴습니다. 15분이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합동 차례를 지냈는데, 고인들이 좋아하던 음식이 차례상에 올라갔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한 요양병원 접견실에 가족이 모여 앉았습니다.

[머리 자르셨네? 저번보다 머리 짧아졌는데?]

손녀 머리를 쓰다듬고, 며느리 두 손을 꼭 잡아보는 79살 김옥분 할머니, 유리창 너머로만 봤던 가족들, 3년 만에야 서로의 체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대면 접촉 면회가 허용된 이후 처음으로 설 연휴를 맞이한 요양병원 풍경입니다.

그동안의 기다림에 비하면 면회 시간 15분은 너무 짧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송지연/요양병원 면회객 : 투명한 창이지만 실제로 보는 거랑 다르잖아요. 더 반갑긴 하죠. 부모님 만나 뵈니까.]

정성스레 차린 차례상 앞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큰절을 올립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가족들은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김동휘·김서휘/경기 파주시 : 덕담을 나누면서 이번 한 해도 잘 있어보자, 이런 느낌이 나는 것 같아서 가족들이랑 모이는 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함께 하지 못한 슬픔을 더 크게 느낀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녹사평역 합동분향소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차례상에는 고인들이 좋아했던 피자, 콜라, 커피도 올라갔습니다.

차례차례 술잔을 채우며 절을 올렸지만, 어느새 터진 오열에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왜 우리 아이들 허망하게 갔는지 좀 부탁드려요, 제발 좀. 석 달 넘었는데 아무것도 몰라요.]

유족들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이 신속하게 이뤄져 내년 설에는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임동국·김승태,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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