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1백만 회원 '보고플레이'가 파산 위기로 간 이유는

[스프]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는 이제 시작

보고플레이 공지
1백만 명의 회원을 가진 라이브 커머스 업체 '보고플레이'가 회생 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누적 부채만 526억 원, 입점사에게 지급하지 못한 대금은 336억 원입니다. 1억 원 이상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77곳입니다.  
 

왜 중요한데?


보고플레이에 입점한 업체들은 사실상 판매대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보고플레이 측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입접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서비스를 이어갈 방법을 찾고 있다며 입점사들 80%의 동의를 얻으면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받거나 인수합병(M&A)를 시도하겠다는 해법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입점업체 측엔 가압류는 걸지 말아달란 말을 덧붙였습니다. 서비스를 살려서 돈을 지급할 테니 당장은 도와달란 읍소였습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대금 5억 원을 받지 못한 한 업체 관계자는 "간담회 개최 사실조차 전달이 잘 안 됐다"라고 비판했고 취재진과 만난 입점업체들은 "가압류하지 말란 말만 기억에 남는다"라며 이미 신뢰를 잃었다는 반응입니다. 

소비자들 피해도 예상됩니다. 소비자들이 보고플레이에 쌓아 놓은 현금성 포인트는 12억 원가량입니다. 현재는 물건을 주문해도 자동 취소가 될 정도로 서비스가 마비된 상태라 이 포인트는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입점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도 회복해야 하는 상황. 헤쳐 나가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보고플레이가 파산 직전까지 간 원인은 플랫폼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과 스타트업 업계의 투자 관행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플랫폼 업체의 성장 전략은 '일단 커져라. 그러면 돈을 벌 수 있다'로 요약됩니다. 처음에는 이용자를 늘리는 전략에 몰두한 뒤 몸집이 커지면 서비스에 수수료를 조금씩 붙여가며 이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새벽 배송 같은 무리해 보이는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고플레이는 일단 최대한 많은 입점업체와 소비자 유치를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마케팅에 비용을 쏟아붓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초저가' 전략으로 판매가의 일부를 돌려주는 '페이백'과 할인쿠폰 등을 제공했는데 이런 출혈 경쟁의 비용을 떠안으면서 성장해온 것입니다. 매출은 평소 100억 원 안팎, 많으면 200억 원 수준인데도 매달 170억 원의 프로모션 비용이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성장전략은 시중에 자금이 풍부할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투자를 받은 뒤 마케팅에 돈을 쓰고 적자가 나더라도 다시 투자를 받으면 계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로금리에 가깝게 돈이 풀리고 정책적으로 스타트업을 밀어주던 2~3년 전만 해도 적자를 낼지언정 '매출액 성장성' 을 보고서라도 투자금이 들어오곤 했습니다. 실제 보고플레이는 지난해 5월에는 7개 대형 투자사로부터 110억 원의 투자금을 받을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고금리와 경기 불황이 이 성장 전략을 멈춰 세웠습니다.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출 성장에도 조금씩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중에 돈까지 말라가면서 결국 입점업체에게 줘야 할 판매대금을 영업활동에 사용하는 '돌려막기'가 이어졌습니다.

보고플레이 측은 "11월부터 매출이 줄어드는 위기 신호가 있었지만 대처가 안일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보고플레이에 투자한 한 투자사 관계자는 "투자금을 다 쓴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받지 못해 파산 위기에 몰린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걸음 더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은 상식적인 일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0.7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이 네 번 연속 진행되는 사이 나스닥 기술주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현상이 나왔습니다. 금리가 올라가 돈 쓰는 것에 신중해지면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고 먼 미래를 기대해야 하는 기술주들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더보러가기 스프**'보러가기' 버튼이 눌리지 않으면 해당 주소를 주소창에 옮겨 붙여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