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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궐기대회하고 파철 모으고 거름 보내고…피곤한 북한의 새해

북한 주민들의 '3+1' 숙제

N코리아 정식
해가 바뀌면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북한 주민들은 새해가 될 때마다 1월이면 숙제처럼 해야 하는 3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북한 보도를 보면 올해도 어김없이 주민들이 3가지 과제에 매달리고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김정은 지시 관철 '궐기대회'

북한 주민들이 1월이면 빼놓지 않고 해야 하는 주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궐기대회'입니다. 북한은 1월 1일 최고지도자가 신년사라는 형식으로 대내외 정책 방향을 담은 문건을 발표합니다. 최근 들어 연말에 노동당 전원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신년사를 대체하고 있지만, 새해 들어 대내외 정책 방향을 천명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올해에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대내외 정책 방향들이 북한 매체들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새해의 정책 방향을 집대성해 발표한 만큼, 이 문건은 북한 전역에서 학습의 대상이 됩니다. 최고지도자의 정책 방향을 가슴으로 새겨 안고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학습입니다.

학습은 그냥 단순한 학습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김정은의 말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가 북한 전역에서 치러집니다. 올해에도 6일(이하 보도일 기준) 평양시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9일 평안북도, 평안남도, 함경북도, 10일 황해북도, 황해남도, 강원도, 11일 함경남도, 양강도, 남포시, 12일 자강도, 나선시, 개성시 등 북한 전역에서 궐기대회가 열렸습니다. 또, 직업동맹, 농업근로자동맹, 여성동맹 등 각 직능단체와 청년 조직 등 각 단위별로 궐기대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경제지표들과 '12개 중요 고지'가 제시됐는데, 평양시 궐기대회에서는 '12개 중요 고지'를 전광판에 하나씩 띄우면서 이를 관철하자는 행진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궐기대회 한다고 해서 목표 달성이 더 잘될 것 같지는 않지만, 동원사회인 북한에서 1월의 궐기대회는 주민들로서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연례행사입니다.

N코리아 정식
평양시 궐기대회

'파철' 모으기

궐기대회와 함께 북한 주민들이 1월이면 해야 하는 두 번째 과제는 파철을 모으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전력, 석탄, 기계, 금속공업 등 기간산업은 경제발전에 있어 중요합니다. 북한도 이런 기간산업들을 중시하고 있는데, 해마다 연초가 되면 금속공업 부문을 도와주기 위해 파철을 모을 것을 독려합니다.

'파철'이란 그야말로 부스러기 철을 말합니다. 집 주변에 버려진 채 굴러다니는 것들 중에 철로 된 것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모아서 금속공업 부문에 보내주면 금속공업의 원료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죽 자원이 부족하면 집 주변의 부스러기 철을 모으는 작업을 할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버려진 철들을 모아 산업의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면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파철 모으기가 매년 행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파철을 모을 때는 집 주변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모을 수도 있겠지만, 매년 파철 모으기가 행해지면 파철 구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집집마다 할당량까지 배정될 경우, 파철 모으기는 1월마다 해결해야 하는 주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각 지역별로 모은 파철을 수송하는 차량들

농촌에 '거름' 보내기

북한 주민들이 1월에 해야 하는 과제 가운데 '파철 모으기'만큼 피곤한 과제가 거름 모으기입니다. 먹는 문제 해결이 중요한 북한에서 농촌지원은 중요한 과제인데, 새해가 되면 농촌에 질 좋은 거름 보내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행해집니다.

문제는 농촌에 보낼 거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거름을 만들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이 때문에 가장 유효하게 사용하는 것이 '인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대별로 거름 할당량이 내려오는 상황에서 인분으로 할당량을 채우기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남의 인분을 훔쳐 오는 일까지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래서 1월 거름 납부가 끝날 때까지는 밤새 잠 못 자고 인분을 지키는 이른바 '인분 전투'가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얘기입니다.

농촌으로 거름을 운반하는 차량들

한겨울 '열병식' 준비

매년 새해마다 북한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이 같은 피곤함 외에 올해에는 힘든 과제가 또 하나 추가돼 있습니다. 바로 열병식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열병식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로선 다음 달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만 명이 넘는 군인들이 50일 가까이 한겨울 속 맹훈련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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