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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미적대는 사이…직접 건물 세워 '전세사기'

<앵커>

전세 사기 관련해 저희가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숨진 빌라왕 김 모 씨를 비롯해 여러 전세 사기 사건 배후에 공인 중개업을 한 조 모 씨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 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늦어지는 사이 조 씨는 아예 건물까지 지어서 전세 사기를 벌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만 빌라 283채를 갖고 있던 원조 빌라왕 강 모 씨.

바지사장이었던 강 씨는 사기 혐의로 이달 초 구속기소됐습니다.

그런데 강 씨의 배후로 지목된 공인중개사 조 씨는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조 씨가 그동안 어디서 뭘 했는지 취재했습니다.

화곡동의 한 신축빌라.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 분양가와 전세가가 똑같은 이른바 '깡통전세' 건물입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11채는 70대 남성 A 씨, 6채는 30대 남성 B 씨 소유입니다.

인근 다른 빌라 등기부등본에도 같은 이름이 나옵니다.

B 씨는 전국에 빌라 403채를 갖고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A 씨 가족은 "A 씨가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 씨 가족 : 50만 원씩 줬다나 한 채에. 말하자면 명의를 빌려준 거잖아요. 생전 그런 거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지금 수입도 없고, 꼬임에 넘어간 것 같아. 너무 급하니까.]

그런데 SBS 취재 결과, 이 빌라들을 지은 건축주는 공인중개사 조 모 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으로 확인됐습니다.

예전에는 바지사장을 섭외하고 세입자들을 모아서 리베이트를 챙겼다면, 이젠 직접 빌라를 세워 건축법인을 만들고 전세 사기를 벌인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 씨는 피해자들의 고소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2019년 쯤 화곡동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수사가 2년 넘게 지지부진한 사이 2021년 다시 나타나 법인을 세우고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세입자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빌라 세입자 : '이자 지원을 해줄 거다, 대출을 받을 때'라고 얘기를 했었고, 3.3% 나올 이자를 미리 저희한테 보내준다 했어요. 해결을 하고 싶은데, 뭐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조 씨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 모 씨/공인중개사 : (SBS 경제부 조윤하 기자인데요.) 지금 선생님 같은 사람 때문에 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병원에 입원해있는 사람한테까지 취재하실 거예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조 씨의 첫 재판은 이번 달 27일에 열립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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