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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오지마" 산후도우미 주먹질…품속 신생아 '뇌진탕'

<앵커>

쌍둥이를 키우는 집이 정부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 산후 도우미 2명을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산후도우미들끼리 서로 싸우다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가 다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습니다.

박세원 기자가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한 가정의 거실.

산후 도우미 2명이 태어난 지 채 한 달 도 안 된 쌍둥이를 돌봅니다.

잠시 뒤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는가 싶더니,

[A 씨/가해 산후도우미 : 너 내일부터 오지 마. 초짜는 교체해.]

1명이 다른 도우미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리치다, 안겨 있던 아이의 얼굴까지 강타합니다.

[B 씨/피해 산후도우미 :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아기를 이렇게 때리면.]

아이 엄마가 잠시 안방에 있던 사이 벌어진 일입니다.

[김 모 씨/피해 부모 : 아기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리고. 한 분이 '아기를 왜 때려요' 이 소리를 듣고 제가 뛰쳐나오게 됐거든요.]

아이는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부모는 곧바로 A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산후도우미들끼리 싸우는 과정에서 아이가 다친 걸로 보고 아동학대가 아닌 상해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입니다.

폭력을 쓴 산후도우미는 정부 지정 업체를 통해 고용된 60대 A 씨로 아이 부모는 일을 그만둔 A 씨가 다른 가정에서 다시 일할까 걱정돼, 관계기관에 A 씨의 소재를 문의했지만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A 씨가 재판에 넘겨질 경우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산후도우미로 재취업할 수 있습니다.

[허정무/변호사 :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에는 모자보건법상 재취업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모 씨/피해 부모 : 이분이 또 어디서 근무를 하고 계실지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정부에서) 자질을 갖춘 사람들로만 좀 근무를 할 수 있게끔 바꿨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조창현·윤 형,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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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세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Q. 업체 입장은?

[박세원 기자 : 제가 업체를 찾아가 보니 오피스텔에 작은 사무실을 차려놓고 있었는데 이 사무실 밖에 현판만 붙어 있고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설립이 됐는데, 대표를 포함해 상시 근무 직원이 3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산후도우미를 따로 고용해서 운영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홈페이지에서는 정부 지원 산후관리사 공식 지정 업체라고 홍보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이 업체 대표는 도우미 개인의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피해 부모에게 여러 차례 사과를 하고 합의금도 전달했습니다.]

Q. 관리 감독은?

[박세원 기자 : 그렇죠. 산후도우미 업체들은 사회서비스 품질 관리 대상이어서 3년마다 1번씩 정부가 위탁한 기관에서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3년 미만인 곳은 평가 대상이 아닙니다. 이 업체도 말씀드렸다시피 지난해 설립됐기 때문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가 됐습니다. 문제가 또 있는데요. 100점 만점에서 70점 미만을 받게 되면 미흡 등급으로 분류가 됩니다. 이 경우에 하지만 방문 컨설팅을 받는 게 전부고 별도의 제재 조치가 없습니다. 지난해 복지부 자료를 보면요, 산후도우미 업체들 전국 711곳 중에 130곳이 미흡 등급으로 분류가 되어 있었습니다. 품질관리가 목적인데 정작 신생 업체들은 빠져 있고 낮은 등급을 받더라도 별도의 제재 조치가 없어서 그대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윤 형,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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