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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400' 번호 보증보험 반복 가입…내부자 도움?

주택도시보증공사, 블랙리스트 올려놓고도 못 걸렀다

<앵커>

전세 사기 일당은 집을 계약할 때뿐 아니라 또 보증보험에 가입할 때도 2400으로 끝나는 전화번호를 썼습니다. 그런데,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보험 가입 서류에 2400으로 끝나는 번호가 계속 반복되는데도 별 의심 없이 승인해줬습니다. 심지어 일당을 블랙리스트로 분류해놓고도 전혀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이어서, 조윤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A 씨는 지난 2021년 10월 세입자들이 요청한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 HUG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HUG 직원 책상에는 이미 자신의 이름이 적힌 보험 신청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서류에는 모두 같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바지사장으로 끌어들인 최 씨의 대포폰 뒷자리인 2400이었습니다.

[A 씨/'2400' 조직 관계자 (음성 대역) : 처음 보는 서류였어요. 보증보험이 뭔지, HUG가 뭔지 아무것도 몰랐던 거예요. 전화가 2400으로 돼 있잖아요.]

2400 조직은 전세 계약을 할 때도, 또 보증보험에 가입할 때도 뒷자리 2400이라는 같은 전화번호를 사용했습니다.

4명이 동일한 전화번호를 돌려 쓴 것인데, A 씨는 HUG 측이 별다른 제재 없이 가입을 승인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실제 이들 앞으로 가입된 보증보험은 권 씨 583건, 박 씨 473건, 최 씨 201건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HUG는 이들을 내부적으로 보증 사고를 낼 가능성이 큰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 7월에는 최 씨가, 한 달 뒤에는 박 씨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그 이후에도 같은 번호를 사용한 A 씨에게 HUG는 보험 가입을 55건이나 내줬습니다.

블랙리스트 관리가 너무나 허술했던 것인데, 사기에 가담한 분양업자는 "HUG 내에 최 씨 조력자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분양업계 관계자 (음성 대역) : 임차인이 고소한다고 하면, 3개월 동안 가입이 안 됐던 게 다음 날 가입이 돼 있어요. '내 전담 담당자가 있다. 그 친구는 내가 얘기하면 바로 처리를 해준다'고 최 씨 입에서 나온 겁니다.]

2400번 담당자로 지목된 HUG 직원을 찾아갔습니다.

[HUG 직원 : 저희가 기자분들이랑 직접 대화를 하면 안 돼요. 저한테 직접 오시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어요.]

이에 대해 HUG는 유착관계는 전혀 없다며 이름 기준으로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기 때문에 2400으로는 걸러내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박현철·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성, VJ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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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0, 블랙리스트 올리고 못 거른 HUG…내놓은 해명은
▶ [단독] 4명 명의 집 3,493채…끝번호 2400, 그들 실체
 
[반론보도] <[단독] 4명이 집 3,493채…'2400' 같은 번호로 보증보험 반복 가입> 관련

본 방송은 2023년 1월 16일 SBS 8뉴스에서 <[단독 ] 4명이 집 3,493채…'2400' 같은 번호로 보증보험 반복 가입>의 제목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 내에 전세 사기 일당의 조력자가 있어 전담으로 보증보험 가입 처리를 해주고 있다는 분양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 측은 "보증 발급과 관련하여 특정인에 대한 전담 직원은 없으며, 공사 직원은 해당 전세 사기 집단과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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