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6명이 번갈아 집단폭행…의식 잃고 방치된 10대 사망

가해자 전원 징역형, 살인죄는 적용 안 돼

[Pick] 6명이 번갈아 집단폭행…의식 잃고 방치된 10대 사망
함께 생활하던 10대 소년을 4시간 동안 집단폭행한 뒤 7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일당 6명 전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1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서전교)는 상해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23) 등 6명에게 각각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A 씨 등 6명은 지난해 7월 5일 오전 충남 천안의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를 4시간여 동안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오피스텔을 아지트 삼아 함께 어울렸던 이들은 피해자가 A 씨의 여자친구를 추행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사건의 주범인 A 씨는 골프채와 주먹 등으로 10대 피해자를 수십 차례 폭행했는데, 함께 있던 10대 남성 4명과 여성 1명에게도 피해자를 폭행하도록 지시해 약 4시간가량 집단폭행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폭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의식을 잃자 7시간을 방치하다 오후 9시가 돼서야 119를 불렀고 "화장실에서 사람이 넘어졌다"며 거짓 신고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가족이 온몸에 멍이 든 상처를 발견하면서 경찰에 신고했고, 이들 일당은 수사가 시작되자 폭행에 가담했던 C 군이 단독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입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찰의 추가 조사과정에서 여러 명이 골프채를 들고 해당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CCTV 영상을 확보, 이들이 모두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A, B 씨 등 5명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명은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머리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친 피해자는 뒤늦게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건 발생 10일 만에 끝내 숨졌습니다. 

법원, 판사, 판결, 의사봉, 재판, 선고 (리사이징)

6명 중 유일한 성인이었던 주범 A 씨는 범행 당시 모두 미성년 나이였던 다른 피고인들에게 강압적으로 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우두머리 역할 하면서 범행을 주도했다"며 "피고인은 2022년 6월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을 비롯해 다수의 처벌 경력이 있고 소년범 처벌 경력도 있다"고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를 뇌 손상에 이르게 한 B 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사건 당일 피해자를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A 씨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폭행한 C 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C 씨는 무면허운전 등 다른 범행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기간 동안 이같은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오피스텔에서 함께 생활하며 폭행에 가담한 10대 청소년 1명에게는 장기 2년과 단기 1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나머지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단기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한 명의 피해자를 수 시간 동안 번갈아 폭행한 후 방치해 결국 사망한 사건"이라며 "이들 모두 A 씨의 지시에 따라 폭행을 이어갔고, 장시간 폭행으로 피해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누구도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구체적인 범행 수단과 방법, 폭행 시간, 피해자 상태 등을 보면 상당히 잔인해 20대 초반이나 10대 청소년들이 했다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하다"며 "참담한 심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피해자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유족 측은 "잔인한 폭행으로 신체 손상이 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구제 활동도 하지 않고 몇 시간 동안 방치해 살아날 수 있는 1초의 가능성도 무참히 날려버렸다"며 "피고인들에게 왜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가 적용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