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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로제타"…한국에 깃든 한 미국인의 삶

<앵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비운의 우리 역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근대 의료와 교육에 주춧돌을 놓은 미국인 의사가 있습니다. 이번에 그를 기억하는 한미 합작 연극이 만들어졌습니다.

김수현 문화예술 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로제타 셔우드 홀은 가족과 함께 양화진외국인선교사 묘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1890년 25살 때, 미국 감리교 의료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았고, 역시 의사였던 남편과 세 살배기 딸을 전염병으로 잃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봉사에 전념했습니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던 여성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세우고, 의료 인력을 양성했습니다.

장애인학교를 설립하고 한글 점자도 개발했습니다.

그가 세운 병원과 강습소는 이대부속병원과 고려대 의대의 모태가 됐습니다. 

[저는 로제타 역을 맡았습니다.]

[저는 로제타를 연기할 겁니다]

[전부 다 로제타입니다]

극단 마방진과 미국 리빙시어터 소속 배우 8명이 번갈아 로제타가 되었다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가, 합니다.

한국어와 영어 대사가 뒤섞이면서,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환자를 돌봐야 했던 로제타의 상황이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1947년 창립된 리빙시어터는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도 거쳐 간 전설적인 극단으로, 사회성 짙은 실험극을 선보여 왔습니다.

이 연극은 리빙시어터 출신의 한국인 연출가가 우연히 본 로제타의 일기에서 시작됐습니다.

[김정한/'로제타' 대본·연출 : (일기장에) 하나님 도와주소서라고 삐뚤빼뚤 한글로 써 놓았던 한마디가 있었거든요. 그걸 보고 제가 동기 부여가 된 것 같고….]

[브래드 버지스/리빙시어터 예술감독·배우 : 전 세계에 항상 많은 고통이 있다는 걸 아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답은 간단합니다. 서로에게 잘해주면 됩니다. 저는 연출가로부터 로제타 얘기를 듣고 흥분했어요.]

한미 두 나라 예술가들이 함께 로제타의 삶을 재조명한 이 연극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시범 공연 이후 서울과 뉴욕에서도 공연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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