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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두뚜두' 들리면 못 자"…기초수급 노부부 갈 곳 없다

<앵커>

기초생활수급자인 한 70대 노부부의 집이 지난해 폭우 이후 언제 더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지자체에서도 수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당장 거처를 옮길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데,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부산의 한 마을.

오래된 집의 문을 열자 철근이 보일 정도로 거실 천장이 내려앉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70대 노부부가 사는 집인데 지난해 5월, 폭우에 무너진 모습 그대로입니다.

[기초생활수급 노부부 A 씨 : 문을 여니까 확 이러면서 떨어지는 거에요. 놀라서 멍하니 서 있었어요. 무서워서.]

다 드러난 골조는 녹슬어 살짝만 만져도 부서질 정도인데요.

전기도 끊긴 상태입니다.

관할 지자체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허사였습니다.

안전진단 결과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수리 자체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은 겁니다.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것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지자체 담당자 : 주택을 지금도 소유하고 있는 상태니까 임대주택은 들어가실 수가 없습니다.]

결국 집을 팔아야 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되는데, 그림의 떡입니다.

[기초생활수급 노부부 B 씨 : 임대주택을 한다 해도 보증금이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아홉 달 가까이 흘렀습니다.

[기초생활수급 노부부 A 씨 : 밤에 '뚜두뚜두' 소리만 나면 놀라서 뛰어나오고 불을 못 끄고 잡니다. 다락에서 자면서 하루도 불 끈 날이 없어요.]

복지 전문가들은 노부부의 안전을 우선시 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류만희/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긴급복지지원법에서 얘기하는 위기상황에 해당이 될 것으로 저는 보이거든요. 그거를(집) 처분하기 위해서도 임시거소가 필요한 거고. 민간의 자원을 동원한다든지 해서….]

취재가 시작된 후 지자체는 노부부를 임시거처로 옮긴 뒤 월세를 지원하거나, 집수리를 도와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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