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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덩어리로 출렁였다"…참사 원인은 '군중 유체화'

<앵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해 온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오늘(13일) 최종 수사결과를 내놨습니다. 사고 당일 이태원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이리저리 휩쓸렸다고 경찰은 분석했습니다. 저희는 경찰이 제공한 참사 현장 CCTV 분석 영상을 최대한 절제해서 사용했다는 점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참사 발생 4분 전인 10월 29일 밤 10시 11분.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는 인파가 뒤엉키며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특수본은 이 장면을 '군중 유체화' 현상으로 설명했습니다.

인파가 과도하게 밀착하면서 개인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물처럼 한 덩어리로 출렁였다는 겁니다.

3분 뒤 이렇게 휘말린 인파는 최대 경사도 11도의 골목에 이르러 빠른 속도로 밀려 내려왔습니다.

밤 10시 15분 24초부터, 15초 동안 4번에 걸쳐 사람들이 넘어졌고, 상황을 모르는 위쪽 인파가 계속 밀려 내려와 수백 명이 겹겹이 쌓이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손제한 이태원 특별수사본부장

[손제한/경찰 이태원 특별수사본부장 : 넘어진 사람들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리면서 순차적으로 전도됐고….]

연구 결과, 제곱미터당 7명을 넘기면 이런 '유체화' 현상이 발생하는데, 참사 발생 시각인 10시 15분부터 10분간, 사고 골목의 밀집도는 7명을 훌쩍 넘어 최대 11명 가까이에 이르렀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 사람당 가해진 힘은, 무게로 따지면 560kg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사고 골목의 양방향 통행 방식과 불법 구조물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모의실험 결과, 양방향 통행에서는 800명부터 막힘이 발생했지만, 일방통행으로 바꿨더니 1천 명까지도 막힘이 없었습니다.

또 참사 현장처럼 불법 구조물을 세워봤더니 사람들이 받는 압력은 최대 2배까지 늘었습니다.

[박준영/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 병목 구간을 유발하는 구조물에 의해서 높은 밀도에서는 약 1,500N 정도의 큰 힘(153kg 상당)이 가해지게 됩니다.]

결국 희생자들은 이런 압력 때문에 호흡 곤란과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특수본은 결론 지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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