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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투수 친화로 변신하려 한 부산 사직구장…결과는?

롯데의 '사직 확장 실험'은 성공했나

외야 넓히고 담장 높인 사직구장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연합뉴스)

'괴상한' 변화 보인 부산 사직구장

구장 특성이 경기의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건 이제 야구팬들에겐 상식이다. 담장까지 거리가 먼 구장은 홈런과 점수가 잘 안 나오는 ‘투수 친화적 구장’이 된다. 그래서 좌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먼 잠실구장은 투수들의 천국이요 홈런타자의 무덤이다.

반대로 인천 SSG랜더스파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처럼 담장까지 거리가 가까운 곳은 ‘홈런 공장’이요. 투수들의 무덤이 된다. 각 팀들은 구장의 특성에 맞게 전력을 구성하려 노력한다. 잠실처럼 투수 친화적 구장을 쓰는 팀은 뜬공 투수를 모으고 키운다. ‘홈런 공장’에서 생존하려면 ‘땅볼투수/뜬공타자’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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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까지 부산 사직구장도 타자 친화적 구장 중 하나였다. 담장의 높이가 약 4.8미터로 국내 다른 구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반면, 펜스까지 거리는 좌우 95미터, 가운데 113미터로 가장 짧았다. 

높고 가까운 담장 때문에 ‘사직 야구’는 두 가지 특성을 보였다. 첫째, 다른 곳이라면 담장 앞에서 잡힐 쉬운 뜬공이 담장을 맞고 2루타로 둔갑했다. 즉 ‘2루타 천국’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고 가까운’ 담장 ‘그린몬스터’ 때문에 보스턴 펜웨이파크가 ‘2루타 공장’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또 다른 곳이면 펜스 앞에서 잡힐 ‘고탄도 타구’ 중 일부가 사직의 가까운 담장을 넘어간다. 다른 구장에서는 홈런이 됐을 ‘저탄도 대포알 타구’ 중 일부가 사직구장의 담장에 막혀도,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고탄도 단거리 홈런’ 때문에 사직구장의 ‘홈런 생산성’은 다른 구장과 비교해 높은 편이었다. 요약하자면 사직구장은 ‘2루타 천국’ 이자, 홈런도 꽤나 잘 나오는, 타자들을 신나게 만드는 구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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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팩터’란 해당 구장이 특정 결과에 더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100이면 리그 평균, 높으면 유리하고 낮으면 불리하다. 가령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3년간 홈런 파크팩터가 149라는 건, 홈런을 치기에 리그 평균보다 49% 더 유리했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ESPN에서 사용하는 단순한 계산식을 사용했다. 계산식은 링크 참조)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 구단은 사직구장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 안 그래도 높은 담장 위에 1.2미터짜리 철망까지 붙여 높이 6미터의 ‘철옹성’을 만들었다. 게다가 홈플레이트를 뒤로 밀어서 좌우측 펜스까지 거리를 95미터에서 98미터로,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를 113미터에서 121미터로 늘렸다. 방향은 명확했다. 홈런을 줄여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바뀐 사직구장에서 한 시즌이 치러졌다. 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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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3년간 100이 넘었던, 즉 리그 평균보다 홈런이 잘 나오던 사직구장의 홈런 파크팩터는 지난해 75로 급감했다. 잠실, 고척과 함께 리그 전체에서 가장 홈런이 안 나오는 구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즉 ‘홈런 억제’라는 목표는 완벽하게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표를 자세히 보면, 홈런은 줄었지만 정말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 됐는지는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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