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서 '혼밥'하고 지지자들과 셀카…보우소나루 최근 행적

브라질 의회 난입 사태의 배후로 의심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혼자 패스트푸드점을 찾거나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등 그의 행적이 공개됐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한 뒤 작년 말부터 플로리다 올랜도에 체류 중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올랜도의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커뮤니티인 리유니언의 앙코르 리조트에 있는 브라질 종합격투기 선수인 호세 알도 소유의 2층짜리 작은 집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우소나루는 거주지에 찾아오는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는가 하면 퍼블릭스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KFC에서 혼자 식사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또 흰색 렉서스 자동차를 타고 올랜도 교외를 직접 운전하는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소박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앙코르 리조트의 경비원은 지난 8일 브라질 폭동 전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몇 시간마다 박수를 받으며 모습을 보였다면서 찾아온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WP는 "그는 고국의 혼돈과 떨어져 올랜도 교외라는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수많은 지지자 사이에서 피난처를 찾았다"며 "그의 위치가 알려지면서 앙코르 리조트는 그의 지지자들을 위한 준(準) 순례지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가 마이애미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동을 조장했다고 비난했지만, 당사자는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폭동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9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랜도의 한 병원 병상에 누운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오래된 자상과 관련한 합병증을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우소나루는 2018년 대선 유세 중 괴한의 흉기에 복부를 찔려 이후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자신이 폭동과 무관함을 알리려는 것으로 해석됐지만, 그가 사실상 폭동을 조장했다고 보는 시선은 상당합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 직전 그가 패한다면 사기일 것이라고 주장했고, 폭동을 일으킨 그의 지지자들도 대선 불복이 그 이유였습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그의 비자를 취소해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날 CNN에 출연해 "그는 트럼프의 각본을 사용했다"며 브라질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우소나루가 더는 면책특권이 없어 형사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가 플로리다를 택한 것은 이곳이 '보수의 허브'로 불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인 데다 이곳 브라질인들도 그에게 호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WP는 "보우소나루는 지난 대선에서 마이애미에서 치러진 외국 거주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플로리다에는 11만 5천 명의 브라질인이 살고 있고, 이는 미 전체의 22%에 달합니다.

한편 보우소나루가 어떤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외교관이나 정부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A-1 비자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 A 비자로 입국한 누군가가 더는 자기 정부를 대표해 공식 업무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미국을 떠나거나 30일 이내에 비자 지위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만약 개인이 미국에 체류할 근거가 없으면 그는 국토안보부의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