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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고 묵살' 비판 보도에 "보고서 삭제하라"

<앵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 정보라인이 사고 위험을 우려한 보고서를 간과했고, 또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시민단체와 언론 동향을 수집했다는 내용도 저희가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가 나간 뒤, 피의자들이 보고서 삭제를 지시한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에 포함됐습니다.

김형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BS 8뉴스 (지난해 10월 31일) : 서울 용산경찰서 안에서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사전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0월 31일, 용산서 정보관이 참사 나흘 전 핼러윈 인파 위험성을 지적한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SBS 보도가 나가자, 당시 박성민 서울청 정보부장이 김진호 용산서 정보과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박 부장은 SBS가 해당 내용을 어떻게 알았는지 확인한 뒤, 경찰 조직에 부담이 커진다고 걱정했습니다.

다음날, SBS는 경찰청이 참사 이틀 뒤 시민단체와 언론 등의 여론 정보를 수집해 작성한 대외비 문건을 입수해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SBS 8뉴스 (지난해 11월 1일) : (문건엔) 정부 책임론이 부각될 조짐이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 직후인 저녁 8시 30분, 박 부장의 대응은 더욱 강경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청 산하 31개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대화방에서 "언론에서 경찰 문제점을 취재 중이니 불필요한 문서가 남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다음 날 오전에도 같은 대화방에 "압수수색과 감찰에 대비해 규정에 안 맞는 문서를 보관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고, 1시간 뒤에는 아예 김 과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를 했으면 제대로 의미를 이해하라"고 압박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해당 메시지가 용산서 정보과의 관련 보고서 일체를 삭제하라는 지시였다고 보고 두 사람을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제갈찬·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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