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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은 크리스마스 같은 것…집회 총력 대응"

<앵커>

이태원 참사 직후 핼러윈 인파의 위험을 미리 경고한 경찰 보고서가 삭제된 정황을 SBS가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 관련 혐의로 구속된 경찰 정보라인 간부들 공소장을 입수해보니 당시 보고서 내용을 묵살하고 다른 집회에 총력 대응하라는 지시내용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참사 전후 경찰 정보 라인의 대응이 담긴 검찰의 공소장입니다.

이태원 참사 사흘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이 사전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태원 골목에 많은 인파가 예상되고 위험이 우려된다는 내용.

당일 현장에서 인파를 관리하고 위험 발생 시 경력 요청을 하겠다고도 보고합니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정보과장은 "이 보고서를 누가 쓰라고 했냐"며, "핼러윈은 그냥 크리스마스 같은 것이다, 정보관이 그런 곳에 나가서 할 게 뭐가 있냐"며 관련 보고를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장은 오히려, "주말이고 집회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자료만 올리고 집회에 나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적시돼 있습니다.

결국 이 지시대로, 참사 당일 이태원에 배치된 정보관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용산 대통령실 인근 집회 현장에만 집중 투입됐습니다.

용산서 정보과가 참사 한 달 전인 9월 말부터 서울경찰청 정보부의 지시로 핼러윈 안전과 관련한 사전 보고서를 세 차례나 보고한 사실도 담겼습니다.

하지만 서울청 정보부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참사 뒤에는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고 검찰은 적시했습니다.

구속된 서울청 정보부장은 "경력배치 문제로 비화될 경우 경찰에서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주최 측과 지자체의 책임으로 돌려야 한다는 취지의 대응 방안을 일선에 공유했다고 적시됐습니다.

게다가 용산서 정보과는 경찰 특수본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상황에서도 최초 작성 직원의 PC에서 보고서를 삭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진원, 출처 :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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