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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잠 깨려고 마신다" 유별난 커피 사랑, 노동음료라서!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0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진짜 우리나라 사람들 커피를 좋아하기는 엄청 좋아하나봅니다. 웬만한 식당 수보다 이제 커피전문점이 훨씬 더 많아졌다고요.

<기자>

앵커는 우리나라의 소울 푸드, 한국인들의 소울 푸드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앵커>

소울 푸드요? 떡볶이,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이런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아무래도 저는 집밥이라고 하면 된장찌개, 김치찌개, 라면, 그리고 외식에서는 치킨이랑 떡볶이, 또 짜장면이 떠오르는데요.

이제 숫자가 말해주는 것을 보면요, 이 음식들을 먹고 나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야말로 한국인들이 지금 제일 좋아하는 것입니다.

커피전문점을 비롯한 음료 가게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무려 10만 곳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피가 주가 아닌 음료가게도 거의 대부분이 커피 한두 종은 메뉴에 갖추고 있는 국내 음료점 경향을 감안하면 사실상 음료를 내세운 가게는 모두 커피가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식당이 압도적으로 가장 많지만 그 바로 다음이 커피, 그리고 커피전문점에 그나마 근접했다고 할 수 있는 인기 외식 품목은 치킨가게 정도밖에 없습니다. 8만 개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떡볶이를 파는 분식집, 짜장면의 중식당 다 합쳐도 커피집이랑 비교하면 70%도 채 안 되는 규모고요. 술집도 커피가게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앵커>

그런데 권 기자, 우리 커피 산업이 이제는 포화 상태다 이런 말이 몇 년 전부터 꽤 많이 나온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이렇게 성장세가 꽤 빠르네요?

<기자>

네. 그것이 참 놀라운 점입니다. 생각해보시면 특히 도심이나 사람 많은 거리에서 두세 집 걸러 한 집은 커피집이죠.

이 집들이 다 장사가 될까 싶은데,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후에도 커피집의 폐업은 그전보다 오히려 줄거나 살짝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전과 거의 비슷합니다.

반면에 창업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외식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커피는 커피콩을 수입해야 만드니까 수입량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커피를 많이 마시는지 더 명확해지는데요, 12월 통계까지 나오면 지난해 수입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울 것으로 보입니다.

20만t을 처음으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목할 점이 지난해 12월은 제외하고도 돈으로 따졌을 때 연간 수입 액수가 12억 달러에 근접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2021년보다 무려 45% 넘게 급증한 것입니다.

실제 커피 수입량은 아까 보신 것처럼 그렇게까지 한꺼번에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고 2021년 말부터 국제적으로 원두값이 워낙 치솟은 탓이 큽니다.

게다가 지난해 달러 강세를 생각하면 실제 한국인이 체감하는 원두값 부담은 훨씬 더 컸습니다. 그런데도 수입량이 계속 아까 보신 것처럼 그렇게 늘어난 겁니다.

비싸지면 줄일 수 있는 기호식품인데도, 치솟은 가격이 소비 급증에 아직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제 커피를 마시는 한국인들이 많아서 커피 전문점이 굉장히 늘어나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다른 좀 특별한 이유도 좀 있어 보여요. 다른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는 업종이었다는 점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맘 놓고 식사는 못해도 커피 테이크아웃은 같이 할 수 있었죠.

밖에서 산책하며 마시거나 사무실로 가지고 들어오고, 그래서 커피집 운영하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오히려 테이크아웃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영업하는 입장에서 편하고 좋은 점이 있더라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커피 외의 다른 인기 외식 품목들은 지난해 폐업을 더 많이 하거나 간신히 규모를 유지했던 것과 대조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겠고요. 왜 마실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인이 그만큼 피곤한 탓이 클 것입니다.

예전에 한 취업 포털에서 왜 커피를 마시는가 설문조사를 했더니 이유 1위가 잠을 깨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많은 음료 중에서도 유독 커피를 찾는 이유는 마시고 일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근로시간, 지난 10년 동안 10% 넘게 줄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연간 200시간 이상 더 일합니다.

한꺼번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늘리는 쪽으로 허용하는 방향인 정부의 근로시간 개선안이 다음 달에 입법예고 될 텐데요.

산업별, 사업장별 상황을 잘 점검해서 효율적이면서도 자칫 불필요한 부담이 다시 실리게 되는 곳은 없도록 정말 치밀하게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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