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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김치통 시신 유기 사건, 진범은 친부모…둘째 아이 사망도 '미스터리'

[스브스夜] '그알' 김치통 시신 유기 사건, 진범은 친부모…둘째 아이 사망도 '미스터리'
만 3세 이하 영유아들은 안전한가?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열두 겹의 거짓말 - 김치통 시신 유기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지난해 벌어진 시신 유기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빌라 옥상에서 쇼핑백이 발견됐다. 쇼핑백 안에 쇼핑백, 그 안에 비닐 등 총 12겹으로 싸여있던 이 것의 정체는 김치통이었다.

또한 그 안에서는 무게 1.7kg의 시랍화 된 아이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아이는 얼마 전 실종되었다는 하은이. 그리고 시신을 유기하고 은닉한 사람은 바로 하은의 친모 서 씨와 친부 최 씨였다.

살아있었다면 5살이었을 하은이는 부검 결과 생후 15개월에 사망했음이 밝혀졌다.

만 3세 가정양육 아동 전수조사를 통해 하은의 부재가 드러났고, 이에 아이를 버렸다고 증언했던 하은의 친모 서 씨. 서 씨는 아이가 죽어서 시신을 유기했을 뿐 아이를 죽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지 아이가 죽은 것이 자기 탓이 될까 두려워서 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런데 친부 최 씨는 하은이 사망한 당시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고 서 씨와는 이혼 상태였음에도 하은의 시신 유기에 가담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최 씨는 아이의 주소지를 변경하고 자신이 외출을 할 때마다 아이의 시신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다녔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취재 중 이들에게는 하은이와 4살 터울의 오빠 지환의 존재도 드러났다. 지환은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동네를 서성거렸고, 이에 이웃들이 경찰에 서 씨를 신고하기도 했다.

하은이 사망하던 즈음 데이트앱을 통해 한 남자를 알게 된 서 씨는 하은이 사망하던 이틀 전 저녁부터 그다음 날 낮까지 그와 함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하은이 사망한 후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이 지환을 보호하고 있던 때도 서 씨는 내연남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서 씨와 최 씨 사이에는 하은과 지환 외에 또 다른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가 100일 무렵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후 102일 만에 갑작스럽게 사망한 하은의 오빠는 당시 단순 변사 처리되었다. 그러나 당시 아이를 진료했던 병원의 의사는 다르게 말했다.

사망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에서 머리 부분의 골절이 드러난 것. 특히 이 골절의 정도가 너무 커서 의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부검을 통해 두개골뿐만 아니라 갈비뼈, 팔꿈치에도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들이 다량 발견됐다.

당시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골절이 생겼다고 주장한 서 씨 부부, 이들은 아이의 팔에 있던 골절은 형인 지환이가 우연히 밟아서 생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의 자료를 분석한 전문가는 "이것은 학대, 저 정도로 때리면 죽지 않을까 이런 정도의 충격들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특히 두개골 골절의 경우 성인 남성이 머리뼈가 고정된 상태에서 강하게 내리쳤을 때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 권투 선수가 날리는 주먹의 힘과 비슷한 수준의 외력이 있어야만 이러한 골절이 생긴다는 것.

그러나 당시 부검 결과는 사인 불명. 학대 가능성은 보이나 이는 직접적 사인은 아니며 두개골 골절과 사망과의 인과 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그리고 경찰 수사도 내사 종결됐다.

서 씨와 최 씨는 학대에 대한 진술과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도 완강하게 거부했고 이 사건을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남매의 죽음에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하은이의 두개골에 있는 후두골의 결핍, 이는 지민이의 시신이 시랍화가 됐다면 두개골의 골절이 이처럼 보였을 것이라는 것.

이에 전문가는 "둘째 지민이를 놓고 보면 저명한 학대의 소견이 보인다. 먼저 사망한 지민이의 두개골을 보면서 하은이도 같은 기전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라며 "두 어린 생명이 보호 의무가 있는 자에 의해 사망했다. 실질적인 연쇄 살인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이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이다"라고 분석했다.

아이들의 친모 서 씨는 일상이 거짓말 그 자체였다. 이에 전문가는 "상황에 따라 거짓말 만들어내는 타입으로 병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며 "이익을 위해 계획된 거짓말을 하는 사람, 허언증이나 그런 것과는 다른 그냥 사기꾼이다"라고 했다.

서 씨는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여 이익을 취했고, 이에 최 씨와 함께 사기죄로 징역 1년 2개월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 씨는 아이들의 육아를 이유로 내세우며 실형을 면했다.

검거 후에도 서 씨의 거짓말은 계속됐다. 재판부에 진료 영수증 제출하면서 임신 중이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에 전문가는 "아기는 오직 자기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 이용할 수 있는 존재, 수단과 방법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최 씨의 범행 가담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전문가는 "서 씨가 최 씨를 계속 접견했던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추가로 뭔가를 공모하거나 같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최 씨가 이야기할 것을 걱정한 행동으로 보인다"라며 이들 사이에 분명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회 제도를 안타까워했다.

전문가는 "그전에 이미 한 아이가 백일쯤 돼서 사망을 했고, 큰 애가 배회를 했고 그렇게 신고가 됐다면 이 부모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라도 처벌이나 교육과 상담이 있어야 한다"라며 "서 씨의 집을 방문했던 이들이 SOS를 보냈는데 그때 바로 어떤 조치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라고 했다.

또한 만 3살 아동 전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하은의 죽음에 대해 너무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전문가는 "3년 동안 전혀 개입하지 않다가 3년 시점에 이르러서 그때 가서 모두가 다 안전하게 생존해 있는가, 이런 것을 확인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라고 출생에서 만 3세에 이르기까지 훨씬 더 많은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 3세 이하의 영유아의 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 이 사건을 계기로 해외처럼 출생 때부터 계속 지원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관계기관이 연계망을 갖추고 제도를 정비할 필요도 있어 보였다.

현재 서 씨와 최 씨는 아동학대 치사 및 사체 은닉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이다. 그리고 학대와 사망의 인과 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재판의 쟁점.

아동학대 치사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 가능하지만, 서 씨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사체 은닉과 방임만으로 처벌이 되는데 이는 최고형이 7년 이하의 실형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부디 수사와 재판을 통해 죽어서도 부모로부터 외면받은 하은과 단순 변사 처리된 지민 남매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길 간절하게 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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