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줄줄이 어닝쇼크…삼성전자 영업이익 69% 급감

<앵커>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까지 재고가 쌓이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걸로 분석됩니다.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지, 김관진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 3천억 원,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 아래로 내려간 건 8년 만에 처음입니다.

사업 덩치는 커졌지만 3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위축됐고, 인플레이션로 비용이 늘어 수익성은 후퇴한 겁니다.

[이주완/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 세트 업체들의 생산량이 부진하니까 반도체 수요가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미래 시장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다 보니까 재고를 굳이 쌓아 둘 필요가 없었던 거죠, 세트 업체 쪽에서.]

LG전자 역시 연간으론 83조 4천억 원 역대 최대 연매출을 냈지만, 수익성은 극도로 악화했습니다.

4분기 21조 9천억 원을 팔았는데, 이익은 655억 원, 남는 게 거의 없는 장사였습니다.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 판매가 부진해 양사 모두 재고가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양사의 재고자산은 모두 68조 5천억여 원,

막대한 물량의 재고 처리를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 수익성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입니다.

때문에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업계에선 감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고금리에 경기 둔화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 고물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상황은 올 상반기 내내 지속될 걸로 보입니다.

주요 수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도 단기간 내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