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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른 가정폭력…신고했지만 분리 조치도 없었다

<앵커>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내를 숨지게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숨진 아내는 이미 한 달 전에도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모자를 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부산의 한 모텔로 들어가는 남성.

다음날 새벽 술에 취한 상태로 경찰에 연행됩니다.

그제(4일) 새벽 부부싸움을 하다 격분해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A 씨입니다.

A 씨는 범행 후 달아났는데 자신의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 추적 하루 만에 붙잡혔습니다.

[옆집 주민 : 막 물건 던지고 부수는 그런 소리는 많이 들렸는데 한 달에 한두 번씩 들렸던 것 같아요.]

SBS 취재결과, 숨진 아내는 지난달에도 112에 가정폭력 신고를 한 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신고자인 아내가 신분 공개와 분리 조치를 꺼렸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 : 강제적으로 할 수 없죠. 자기는 안 하려 하는 거를 경찰이 마음대로 분리조치 할 수는 없잖아요.]

가정폭력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가정폭력 피해자 동의 없이도 경찰관이 현장 상황에 따라 분리와 보호조치를 할 수 있다는 첫 판례를 내놓았습니다.

가족을 고발하는 죄책감과 보복을 두려워하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 가정유지가 아니라 피해자 인권보장을 하기 위해서 가정폭력을 처벌한다라는 게 명확히 (법에) 명시되는 게 가장 첫 번째로 필요한 일인 것 같고요.]

가정폭력 사범의 경우 재범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12.6%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방치하면 반복되고,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초기 대처와 피해자 보호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오영춘, 영상편집 : 최은진, CG : 손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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