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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바람피울 수도" "아줌마들 대단"…아직도 이런 상사

"남편 바람피울 수도" "아줌마들 대단"…아직도 이런 상사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 등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공공기관 소속 간부가 받은 징계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민사1부(장수영 부장판사)는 50대 A 씨가 원주 혁신도시 B 공사를 상대로 낸 '정직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B공사의 동남아 국외지사 간부인 A 씨는 지난 2019∼2020년 이뤄진 고충 사건 신고 37건 중 16건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고충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지난해 3월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A 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의견진술 기회 등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중한 처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등을 토대로 살핀 후 16건의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사 사람들 자녀 고 1·2 때 교육하려고 지사도 몇 번씩 나오고, 한국 아줌마들 대단해. 이제 부메랑으로 벌 받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여성 직원이 직장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표현한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A 씨가 현지 직원의 송별회 당시 "음식이 나올 때까지 우리를 즐겁게 해 달라. 노래나 춤을 추든지 나가 죽든지"라고 발언하고 코로나19로 정부의 영업 재개 승인 전 직원을 출근시킨 행위 역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A 씨는 일상적인 업무 협의를 위한 점심 자리에서 외부 업무 관계자에게 "시아버님이 첩이 있을지도 모른다. 남편도 바람피울지 모르니 잘 관리하라"고 말했는데 재판부는 성희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는 현지 법령을 위반해 업무를 처리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과도하게 질책하거나 성차별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등 반복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해당하는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원고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고, 징계 처분 절차상 하자는 없다"며 "정직 2개월 역시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가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1심 선고 후 A 씨가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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