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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장·서울청장 '기동대 요청' 두고 진실공방

용산서장·서울청장 '기동대 요청' 두고 진실공방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오른쪽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이태원 참사 전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를 요청했는지를 두고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김광호 서울청장이 면전에서 진실공방을 벌였습니다.

이 전 서장은 오늘(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지금도 제가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다는 내용에 대해서 변함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핼러윈을 대비해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를 상급 기관인 서울청에 요청했으나 묵살돼 참사 발생을 막지 못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입니다.

참사 발생의 책임이 서울청에 있다는 취지의 이 주장에 대해 이 전 서장의 바로 옆 증인석에 앉은 김광호 서울청장은 즉시 반박했습니다.

김 청장은 "서울청에서는 교통 기동대 1개 제대 요청 외에는 (기동대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사 전 기동대 요청을 두고 용산서와 서울청은 정반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용산서가 이태원 참사 전 서울청에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를 요청했는지는 참사 발생의 핵심 경찰 책임자가 누군지를 가리는 관건입니다.

앞서 이 전 서장은 지난해 11월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나흘 전 서울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으나 집회·시위가 많아 지원이 힘들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김 청장은 11월7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용산서가 핼러윈 축제 인파 관리를 위한 목적의 기동대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용산서 차원에서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공방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 서장이 이날 청문회에서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기동대 요청과 관련된 용산서와 서울청의 '진실 공방'이 다시 부상했습니다.

특히 이 전 서장이 이날 기동대 요청과 관련된 증거들이 인멸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해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서장은 "제가 (용산서 직원에게) 기동대 요청 지시를 했던 흔적들은 많이 있다"면서 "하지만 많은 흔적이 어느 순간 갑자기 다 사라지니 저도 참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저녁 청문회가 속개한 뒤에도 "어느 순간 진술이 일시에 바뀐 것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가세했습니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해 11월8일 서울청 압수수색 영장에 서울청 경비과에서 경비 기동대 투입을 요청받은 뒤 투입하지 않기로 하고, 보고 계통을 거쳐 김 청장에게 보고됐다고 돼 있다"며 "지금 와서 이런 증언들이 뒤바뀌고 있는데 혹시나 경찰 지휘부를 보호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특수본은 수사 초기 이 전 서장 등의 진술에 따라 용산서가 서울청에 기동대 요청을 한 것으로 판단해 서울청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이후 관련자 진술을 통해 기동대 요청 사실이 없었다고 결론 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와 관련해 김 청장은 "정확한 압수수색 영장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 전 서장이 증언을 허위로 하거나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섰습니다.

이 전 서장은 또 자신이 참사 당일 오후 11시 이전 발생 사실을 인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상황을 인식했다면 무전으로 지시를 했든 뛰어가서 현장을 가든지 했을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습니다.

이 전 서장은 무전 기록 등을 토대로 참사 당일 밤 11시쯤에서야 발생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보다 앞선 오후 10시32분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위증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 전 서장은 이 통화에 대해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통화 불량으로 참사 발생 사실을 보고받지는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용산서 직원이 작성한 이태원 참사 당일 상황보고서에 자신이 참사 2분 뒤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재됐다가 삭제된 이유에 대해선 "오류로 올라간 상황보고로 파악된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이후 상황보고서 12보에 '22시18분 경찰서장 무전 지시, 가용 경력 전원 투입해 현장 대응 지시'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과 관련해서는 "현장에서 급박한 무전이 들어와 가용 경력 투입을 지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구급대 필요하다, 압사 관련 우선 조치하라'는 무전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들은 것 같다. 그 내용은 상황실에서 확인한다"면서도 "흘러가는 무전 정도로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는 "핼러윈 축제 자체가 상당히 음악을 크게 틀고 소리를 시끄럽게 내는 그런 축제이기 때문에 소란은 일상적인 축제라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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