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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쓸어가는 중국인…'500명 단체방'서 사고판다

<앵커>

최근 코로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중국에서 약을 구하는 게 워낙 어렵다 보니까,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감기약을 산 뒤에 그걸 중국으로 보낸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실제 얼마나 거래되고 있고, 또 어떻게 중국으로 보내는지 여현교 기자가 현장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궁금한 점 더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의 한 쇼핑몰 약국, 입구에 들어서자 한 중국인 남성이 약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침과 가래 증상이 있을 때 먹는 약인데, 비닐도 뜯지 않은 20곽을 한 번에 종이 봉투에 담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약을 살까.

[중국인 판매상 : (본인이 쓰시는 건 아니고?) 아뇨 파는데, 파는데. 여기 팔려고요. 판매.]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중국 내에서는 약을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한국 약을 중국으로 보낸다는 겁니다.

[중국인 판매상 : (중국엔 약이 별로 없나 보죠?) 약이 없죠. 약이 없어서 사람이 지금 난리 나잖아요.]

감기약 사재기

이 남성이 참여하고 있는 한 단체 대화방을 들여다봤습니다.

인원이 500명이나 되는데, 한국 약을 원하는 중간 판매상들입니다.

[중국인 판매상 : 이거는(여기 대화방은) 손님 500명이에요, 사람이 500명. (다른 대화방은) 이거 손님 자기 밑으로 500명 손님 있으니까…. 그래서 양이 엄청 많으면 이건 할 수 있고요.]

대화방에서는 사려는 약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확보한 약의 종류와 사진도 오갑니다.

약은 유학생이 운반한다며 운임비도 제시합니다.

[중국인 판매상 : 중국에는 기침 엄청 심하거든요. 계속 기침 심하니까 사람들 이거 필요해요. 그냥 5개 해서 (팔아) 만 원씩 벌어요.]

서울 내 중국인 밀집 지역의 약국 10여 곳도 확인해 봤습니다.

이번 주는 잠잠해졌지만 지난주까지 중국인의 구매가 이어졌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약국 관계자 : 한 10개씩 사가요. 그러니까 종합감기약 10개, 소염제 10개, 타이레놀 종류 10개. 이런 식으로 해서….]

보건당국은 일부 사례라고 해도 국내 감기약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판매량 제한 등의 유통개선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려가 커지자, 대한약사회는 호흡기 관련 의약품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조수인,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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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여현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감기약 사재기, 현장 상황은?

[여현교 기자 : 지난주와 이번 주 이틀에 걸쳐서 서울 도심과 중국인 밀집 지역 약국 약 20곳을 취재를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일부 다량 구매 정황도 볼 수 있었고, 이른바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중국인도 만나게 됐는데요. 판매상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 관련 약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기침약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위챗 어플 대화방에서 위챗페이로 기침약을 거래하거나 유학생들 편에 약을 전달하겠다, 수수료는 얼마다. 이렇게 거래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600만 원어치 사재기' 실제로는?

[여현교 기자 : 며칠 전 경기 하남시에서 중국인이 감기약 600만 원어치를 쓸어 갔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정부가 확인을 해 보니 문의 정도에만 그친 사례였고요. 제가 취재한 약국들에서도 그 정도 사재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아직 없었습니다. 관세청 등 당국의 사재기 단속 강화 발표가 나오면서, 지난주보다 약 구매 문의도 줄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대한약사회의 구매 자제 캠페인에는 반대로 미리 사두려는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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