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근로장학금 끊겨 리볼빙…'압류' 대학은 "보도할 게 없냐"

<앵커>

대학에는 학교에서 혹은 외부기관에서 일을 하고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근로장학생'들이 있습니다. 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데, 일부 대학에서 학교 통장이 압류돼, 학생들이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임태우 기자의 리포트 먼저 보시겠습니다.

<기자>

국가 근로장학금으로 학업과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대학교 1학년 최 모 씨.

70만 원씩 받던 장학금을 한 달 넘게 못 받고 있습니다.

우선, 20% 가까운 이자가 붙는 카드대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 모 씨/국가 근로장학생 : 부모님한테도 빌릴 수 없는 상황이고 저 혼자서 해결해야 되는 상황이라서 카드 리볼빙 서비스 이용해서 지금 해결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근로장학생은 일을 하고도 돈이 들어오지 않자 학업을 포기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국가 근로장학생 : (학교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걸로 혼자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예민해지고, 가족들이랑도 좀 트러블(갈등)도 자주 생기고….]

이들이 다니는 대학은 학생들을 가르칠 역량이 정부 기준에 못 미쳐 재작년 정부 지원이 끊기는 이른바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서 입학생과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었고, 교직원 건강보험료 3억 원을 체납해, 두 달 전 학교 명의 통장을 모두 압류당했습니다.

국가가 주는 근로장학금은 절차상 학교 통장을 거쳐야 하는데, 통장이 압류되면서 근로 장학생 60여 명이 받아야 할 임금, 즉 근로 장학금을 못 받게 된 겁니다.

[대학 직원 : 국가장학금 통장이기 때문에, 압류가 될 수 없음을 일단 증명하기 위해서 법원에 변호사님 통해서 서류 다 제출한 상태고요.]

학생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인데, 학교 측은 할 건 다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학 관계자 : 학생들 얘기만 듣고 취재를 하시면 좀 곤란한 거 아닌가요? 보도할 게 되게 없나 봐요?]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신소영)

대학교 건물
---

<앵커>

임태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장학금 압류' 대학 측 대책은?

[임태우 기자 : 학생들 장학금이 든 통장이 압류당한 건 순전히 억대의 건보료를 안 낸 학교 책임입니다. 직장인으로 치면 일하고도 월급을 못 받는 셈인데 학교가 낸 대책이라고는 압류 해제를 신청한 것 말고는 없습니다. 학교가 임시로라도 미지급 장학금을 대신 내주든가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그런 노력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Q. 신입생 모집에 추가 피해?

[임태우 기자 : 지금 이 학교 홈페이지 가보니 올해 신입생이 되면 장학금 300만 원을 주겠다며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장학금들도 버젓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하고도 장학금을 못 받는 지금 상황을 모르면 신입생들도 똑같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Q. 사각지대 대책은?

[임태우 기자 : 보도한 사례처럼 학교 통장이 압류되어 장학금이 묶인 대학이 서너 곳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러나 학교 통장 압류 사실이 당국에 통보되지 않아 교육부는 이런 사각지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받는 돈은 장학금이면서 또 임금이기도 해서 제때 전달되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