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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이웅혁 "이기영, 직업으로서의 범죄자 길 걷기 시작했다"

- 시신 자체를 못하게 하려 허위진술 하는듯
- '직접증거' 시신없으면 유죄 가능성 낮아져
- 자택서 추가 DNA 발견, 2명 안위 확인해야
- 사이코패스 여부 보다 사고체계 파악 중요
- 돈 위해 살인, 지인에겐 성실…이중적 자아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3년 1월 4일(수)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김태현 : 택시기사와 전 여자친구 이 두 사람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기영에 대해서 검찰 송치가 예정돼 있는데요. 이기영이 진술을 바꿨습니다. 여자친구의 시신을 매장한 장소를요. 그래서 새로운 장소를 수색 중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을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모시고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웅혁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이기영 이 사람 애초에 동거녀 시신 묻을 장소를 공릉천변에 유기했다 이렇게 진술했다가 며칠 동안 경찰이 못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어제 오전에 그게 아니라 강가에다가, 땅에다가 매장을 했다 이렇게 진술을 번복했거든요. 진술을 왜 바꾼 것이라고 보세요? 이 타이밍에요.
 
▶이웅혁 : 과연 시신이 발견됐느냐의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 이번 수사의 초점이 되겠지요.
 
▷김태현 : 그렇지요.
 
▶이웅혁 : 예를 들어서 시신이 없는 살인사건으로 될 수 있느냐, 시신이 없게 되면 결국 살인이라고 하는 고의, 또 살인에 이르게 된 경위뿐만이 아니고 본인이 주장하는 사실상 상해치사의 혐의도 입증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본다면 저는 두 가지 상황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예상해 보는데요. 첫 번째는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아예 그 시신 자체를 못 찾게 하려고 또 허위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라고 하는 가설 하나.
 
▷김태현 : 계속 허위진술해서 미궁에 빠지게 한다?
 
▶이웅혁 : 그렇지요. 아니면 또 반대의 가설이기는 합니다마는 지금 이기영이 가족에게 본인의 여러 가지 자세한 범행수법이 알려지게 되는 것에 대한 상당한 압박감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혹시 지금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에서 전략적인 설득, 또는 이기영하고 일정한 거래 아닌 거래 같은 것을 해서 이것이 성공을 본 것이 아니겠느냐. 구체적인 장소를 알려주는 것이 앞으로의 구형과 수사방향에 있어서 더 유리하고, 수사기관도 그것을 고려를 하겠다라고 하는 비공식적인 합의 이것이 통했기 때문에, 바꿔 얘기하면 일정한 수사전략이 통해서 장소의 구체성을 스스로 실토를 하는 것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냐. 어떻게 본다면 이 두 가지 극단적인 가설이기는 합니다마는. 그래서 송치를 바로 앞두고 전격적인 진술을 번복한 것이 아닌가 해석해 봅니다.
 
▷김태현 : 교수님, 두 번째 케이스라면 그나마 다행인데요.
 
▶이웅혁 : 그렇지요.
 
▷김태현 : 만약에 첫 번째라면 계속 혼란을 주기 위해서 공릉천변이에요, 저 강가예요, 아닌데요 계속 바꾸면, 그래서 만약에 시신을 못 찾으면 이거 공소유지가 쉽지 않지요? 시신이 없으면요.
 
▶이웅혁 : 사실 과거의 판례에 비추어보게 되면 시신이 없는 경우에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례도 있습니다.
 
▷김태현 : 네, 있기는 있지요.
 
▶이웅혁 : 이를테면 몇 년 전쯤에 용인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는데 살해의 도구 그사이에 피해자의 DNA가 발견됐기 때문에 그 얘기는 결국은,
 
▷김태현 : 아, 살해의 도구요?
 
▶이웅혁 : 끔찍한 행위를 했다고 하는 증거가 되겠지요. 거의 직접증거에 준하는 내용이기 때문에요. 혹시 그런 것을 이번 수사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한다면 직접증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간접증거의 종합성에 기초해서 시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사실상 무죄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심증은 가나 고의를 입증하기도 어렵고요. 살해라고 결과가 어떠한 경위로 발생했는가는 결국은 시신의 부검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유추해서 이것이 결국은 법원에 심증을 형성하는 것인데 이 자체가 없어진다면 증거 불충분으로 동거녀에 대한 살해는 무죄의 가능성도 상당부분 있는데요. 그래서 판례에 비추어보게 되면 이것도 갈라지는 모습이기 때문에 수사의 양과 질이 어떻게 되느냐와 연동되어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렇지요. 어쨌든 이번에 시신을 꼭 찾아야 될 것이고요. DNA 감식결과를 보니까 이기영의 아파트에서 DNA가 4명 것이 나왔다 그러잖아요.
 
▶이웅혁 : 네.
 
▷김태현 : 그러면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딱 생각했을 때 남성 1명은 아마 택시기사분일 가능성이 높고, 여성 3명 중에 한 분도 숨진 옛 동거녀의 가능성이 높은데, 나머지 둘의 DNA는 누구의 것이라고 봐야 되나요? 이게 머리카락 또는 혈흔이라 그래서 걱정이 돼서요.
 
▶이웅혁 : 일단은 추가 피해자가 있지 않느냐에 관한 첫 과학적인 결과가 나온 것인데 지금 설명을 잘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2명이 누구겠느냐. 혹시 이기영과 관련된 아는 사람의 혈흔일 수 있고요. 아니면 그 여자친구의 아는 사람혈흔일 수도 있고. 어쨌든 이 집안에 다녀갔던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은 이 2명에 대한 안전 여부, 2명에 대한 신원파악을 통해서 추가 범죄가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이런 시점이고요.
 
▷김태현 : 네.
 
▶이웅혁 : 결국은 이런 맥락에서 보게 된다면 사실상 논리를 확장하게 되면 혈흔을 일단 2개를 발견해서 지금 수사가 확장될 필요가 있기는 합니다마는 과연 혈흔 이외에 다른 증거를 통해서도 찾아볼 이런 관심을 우리가 가져야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하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1년 동안의 이기영 통신수사를 약 380명을 통해서 해 봤는데 대부분 안위는 확인된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김태현 : 아, 대부분요?
 
▶이웅혁 : 10명 정도는 아직 확인이 안 됐지만. 그런데 결국 중요한 것은 과연 1년 이전에 관계했던 사람에 대해서는 안위에 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없겠느냐.
 
▷김태현 : 그렇지요. 왜냐하면 6개월 전이니까.
 
▶이웅혁 : 그러니까 말이지요. 더군다나 지금 모르는 사람에게 갑자기 접근을 해서 고기 사준다고 하면서 갑자기 폭력을 행사하는 이런 모습까지 우리가 봤고요. 또는 택시기사도 어떻게 보면 추돌을 했는데 이게 처음부터 계획한 추돌인지 실수에 의한 추돌인지 이것도 의심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비면식 관계에 있는 사람도 이런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는 않겠느냐. 이런 논리로 봐서는 수사와 신변, 안전에 대한 범위도 확대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저는 그런 추정을 해 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항상 우리가 사이코패스냐 소시오패스냐 이런 얘기들 하잖아요. 지금 보니까 이기영에 대해서도 경찰이 사이코패스 검사를 해서 분석 중이라고 하는데 아직 분석결과가 발표된 건 아닌데 지금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교수님 보시기에는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에 가깝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조금 다른 사례라고 보시나요?
 
▶이웅혁 : 그런데 사이코패스가 맞냐 아니냐 사이코패스 여부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성공한 CEO나 성공한 예술가 중에서도 사이코패스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많다라고 하는 외국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에요. 더 중요한 것은 이 범행의 방법, 이 사람의 사회적 관계, 범행의 동기 등을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생애주기적 관점이라고 하는 것은 청소년 시절부터 지금 31세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기행과 어떠한 행위들을 했는가, 그래서 어떠한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가 제일 중요한 것인데요. 크게 보게 되면 이 사람은 이중적 자아구조를 갖고 있다고 저는 평가를 하고요.
 
▷김태현 : 이중적 자아구조가 뭐예요?
 
▶이웅혁 : 결국은 자신이 아는 사람한테는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으로 비춰지는데, 그것이 아마 가족이나 또는 여자친구의 부모가 되겠지요. 여자친구의 부모와 술 먹으면서 공손하게 얼굴까지 돌리면서 하지 않겠습니까?
 
▷김태현 : 네.
 
▶이웅혁 : 그런데 또 다른 이중구조의 한 측면은 그 이외의 사람들은 사실상 내가 언제든지 돈을 얻을 수 있는 단순한 수단적 존재에 불과한 거지요. 즉 언제든지 살해할 수 있는. 어떤 측면에서 본다고 그런다면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윤 추구를 위한, 비즈니스 살해를 위한 단순한 수단에 불과한 그런 사람으로 간주를 한다. 이렇게 두 가지 특징점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김태현 : 네.
 
▶이웅혁 : 또 큰 틀에서 보게 되면 이기영은 어느 순간부터 직업을 범죄로 삼은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직업을 범죄로요?
 
▶이웅혁 : 네. 소위 말해서 직업으로서의 범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마치 일반 기업가가 수주를 하게 되면 좋아하고 그것을 자랑하고, 그것을 주변에 알리는 것처럼 살해행위 자체가 하나의 사업, 또는 비즈니스가 되었던 것은 아니겠는가. 그래서 지금 알려진 두 건만 봐도 항상 살해하고 나서는 금전에 대해서 아주 과시하면서 호화생활을 하고 고급생활을 하고, 그다음에 이것이 나의 실적인양 주변에 재력가로 자랑하고. 마치 일반 CEO가 사업수주를 해서 이윤을 보는 이런 구조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그런 사고방식을 가졌던 것이 아닌가. 이러한 평가가 단순한 사이코패스 여부를 가르는 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고요. 자칫 잘못하면 사이코패스에 너무 매몰되게 되면 중요한 사건의 본질을 해칠 수가 있기 때문에 제가 설명드린 이유 같은 심층적인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다음에 이 사건 마무리되면 한번 저희 스튜디오로 모실게요.
 
▶이웅혁 : 네, 감사합니다.
 
▷김태현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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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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