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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지 말라"에 앙심…대웅전에 불지른 남성 검거

<앵커>

경남 거제에 있는 한 사찰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평소 그 사찰에 앙심을 품었던 한 남성이 일부러 불을 지른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홍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밤, 경남 거제의 한 사찰.

모자를 눌러쓴 한 남성이 대웅전 법당 안으로 들어옵니다.

24시간 개방된 법당 안엔 아무도 없는 상황.

갑자기 창문 쪽으로 다가가더니 라이터로 커튼에 불을 붙입니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고 남성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오늘(3일) 새벽 0시 30분쯤, 경남 거제시 계룡사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불길이 워낙 거세 스님도 소방관들도 손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주지 선암스님 : 타는 냄새가 나서 창문을 열어봤더니 이미 불길이 대웅전 내부에 가득 차 있었고, 목조건물이기 때문에 불이 붙으면 손쓸 시간적 여유가 없어요.]

이번 불로 대웅전 1개 동이 잿더미로 변했고 법당 안에 있던 물품도 모두 불에 탔습니다.

경찰은 사찰 폐쇄회로 TV에 찍힌 남성을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보고 추적한 끝에 화재 발생 3시간 만인 오늘 새벽 4시쯤 거제시의 한 주점에서 A 씨를 붙잡았습니다.

검거 당시 만취 상태였던 A 씨는 사찰 인근에 사는 주민으로 밝혀졌는데, 술이 깬 뒤 경찰 조사에서 사찰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제경찰서 관계자 : 사찰안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소주를 먹다가 제지를 당해서 그거에 조금 앙심을 품은 것 같아요. 정식으로 등록된 신도가 아니고.]

경찰은 A 씨에 대해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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